'발행어음 독식' 한투, 실적도 독주…메리츠, 3위 도약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이 견조한 실적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유일한 발행어음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이 순이익 1위에 올라섰다.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고, 중형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244억원을 달성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전년(2877억원)과 견줘 121.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6847억원, 매출액 6조2005억원으로 각각 129.4%, 2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표적 수익성 지표료 여겨지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은 주식시장 활황이 주효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호조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위탁매매(BK)와 자산관리(AM), 투자은행(IB), 자산운용(Trading) 부문 등 전 부문 고른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자산 증대를 통해 자산관리 영업수익이 처음으로 주식중개 수익을 초과했다"며 "회사가 추구하는 '리테일 패러다임 변화'에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분기마다 한국투자증권과 실적 다툼에서 엎치락 뒤치락 했던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첫해인 지난해 순이익 5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3115.95%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06년(4461억원) 이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6278억원, 6647억원을 냈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시너지가 발휘되며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특히 고객 자산증가 효과가 두드러졌다. 업계 최초로 연금자산 10조원을 넘어섰고, 해외주식과 개인형 퇴직연금(IRP)가 각각 4조원,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31조원 이상의 자산이 증가해 고객자산이 총 245조원으로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7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은행(IB)부문 수익이 호조를 보였다"며 "IB, 트레이딩, WM, 브로커리지 등 전 사업부문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쳐졌지만,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48.0% 증가한 3496억원을 기록했다. 운용손익과 이자수지가 증가했고, 견조한 IB관련 수익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지난해 IB수익은 약 2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며 "자기자본을 활용한 인수·기업·부동산 금융 등 장기 수익성 딩(Deal) 수행에 따라 전반적으로 IB수익구조 안정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자기자본 6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순이익 3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552억원으로 전년보다 39.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5년(2873억원)을 크게 웃도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 2014년 순이익 1000억원대를 넘어선 이후 수직 상승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측은 "메리츠캐피탈 자회사 편입 및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상당 기간 부동화 상태로 존재했던 자금이 수익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시중자금 이동에 민감한 증권업종에 대형 호재"라고 진단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아직 시장에서는 구조적인 다운 사이클에 시달려온 증권주에 대한 의구심이 상존하지만, 정부의 육성 정책과 회사별 자구 노력에 따라 환골탈태하고 있고, 향후 유동성 장에서의 폭발적 실적 개선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