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스크 관리...盧 발언 '코드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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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스크 포스팀 구성...'묻지마식' 투자 제동 
범정권 차원 속도조절...키움, 신용융자 중단
"지나친 개입 되레 부작용 초래할 수도" 지적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 신용융자잔고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일제히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최근 신용거래활성화제도와 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신용융자잔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리스크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빚내서 증권 투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부동산 정책이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지금까지 자랑해 오던 증시가 대선이 임박해 급락하는 돌발악재로 부각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 된다.이에따라, 직장인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묻지마식' 투자는 다소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주식시장은 오랫만에 하락세로 반전, 지수 1800P가 붕괴됐으나 이튿 날엔 바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20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고가 지난 2월 1일기준 4,726억원에서 지난 18일 기준 6조 2,237억원까지 증가했다. 증협 관계자는 "신용융자비율이 시가총액 대비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증권회사나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배재할 수 없다"며 "고객별 신용거래 한도 관리, 고객별 증거금 비율·담보유지비율 차별 적용 등 증권회사의 적극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각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날 협회에 모여 최근 신용거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리스크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태스크포스팀은 대형사 3곳을 포함해 중소형사, 온라인 증권사, 외국계 증권사 등 각각 1사씩을 포함한 총 6사로 구성되며 우선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한도 및 보증금률, 담보유지비율 등을 설정할 때 고객별 상환 능력이나 신용도를 고려해 차등을 두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에 가장 먼저 화답하고 나선 곳은 키움증권. 키움증권은 22일부터 신규 신용융자를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키움증권은 최근 거래대금 증가 속도와 신용융자액의 급증 등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이 단기 과열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사실상의 증시 과열 경보령을 내린 상태여서, 키움증권의 이 같은 조치는 다른 증권사들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와 업계의 반응이 과도할 경우 빚어질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물가나 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듯이 주가도 시장논리가 작용한 결과물인 만큼, 지나친 과민반응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빚내서 묻지마식 투자를 억지하는 정도에 머물러야지 인위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려는 과도한 정책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이날 중소기업 총액대출한도를 2분기보다 1조5천억원이나 줄이는 조치를 단행한 것은 증시로 유입되는 유동성 조절을 위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초래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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