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주택시장 전망] 규제 강화에 공급 폭탄까지…'먹구름' 가득
[2018 주택시장 전망] 규제 강화에 공급 폭탄까지…'먹구름' 가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부의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엔 분양시장과 기존 아파트 시장 모두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서울·지방 양극화 심화…'역전세난' 우려 확산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년 분양 시장과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전방위 규제로 먹구름이 가득하다.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아파트 값과 전셋값 모두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란 전망도 있는 반면, 지방 지역은 '거래절벽'과 '역전세난'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 분양시장 '공급 폭탄'…서울 '웃고' 지방 '울고'

내년 분양 시장엔 올해보다 더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서울시민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지방에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409개 사업지, 41만7786가구다. 이는 분양시장 활황기로 불리는 지난 5년(2013~2017년) 평균 물량 30만7774가구보다 36%나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3만5430가구, 지방은 18만2356가구다. 특히 경기에 가장 많은 물량이 집중됐다. 올 하반기 예정됐던 과천 주공아파트 재건축 분양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져서다. 서울과 인천에도 각각 5만7208가구, 3만8965가구가 쏟아진다.

탁월한 입지 덕분에 '흥행불패'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도 재건축 물량 6875(일반분양)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 가득하다. 

문제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공급과잉과 미분양 리스크가 큰 데다,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가 강화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물량을 미처 소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만 살펴봤을 때 주택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올 11월 기준 5만6647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8월 5만3130가구에서 9월 5만4420가구, 10월 5만5707가구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 많은 공급물량을 '악재'로 꼽는 이유다.

분양물량 홍수 속 '청약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투기과열지구·청약조정대상지역의 1순위 청약 자격요건 강화, 100% 가점제 실시 등으로 내집 마련 문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옥석 가리기'에 나선 수요자들이 강남권 알짜 단지에 대거 몰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내년 공급이 대폭 늘어나지만 지방을 제외한 서울은 수요가 많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관리처분, 이주, 멸실, 분양 등이 이어지면서 뜨거운 분양 열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올해는 8·2 대책 이후 지방 광역시의 전매제한 확대 등의 규제가 시행되면서 지역별로 청약 결과 희비가 엇갈렸다"면서 "내년 분양시장도 지역별, 입지, 개발호재 여부 등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청약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 매매·전세시장, '입주물량' 골칫덩어리

기존 아파트 시장도 지역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공급물량이 늘면서 치솟던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는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국지적인 상승을 이어가는 한편, 지방 아파트 값은 뚜렷한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DTI와 4월부터 시행이 예고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향후에 있을 금리 인상이 수요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거래절벽'까지 예상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공급량은 주택시장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면서 "더구나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의 영향이 확대되고,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때문에 2분기 이후부터는 지방을 중심으로 거래감소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쌓일대로 쌓여있는 입주물량도 내년 전세시장의 '골칫덩어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서울은 강남권에서 한창 이주가 진행되는 재건축 단지 덕분에 전세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지만, 수요가 한정된 지방에선 수급 불균형으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입주 아파트 43만9611가구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38만3820가구)보다 14.5%(5만5791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경기도는 올해보다 25.7% 늘어난 16만1992가구가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며, 서울 지역도 올해보다 28.3% 증가한 3만4703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이미 많은 물량이 쏟아졌는데, 내년에 입주 물량이 더 늘어난다면 역전세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 주택정책실장은 "내년은 정부의 다양한 정책로드맵 추진과 함께 규제의 본격적인 시행이 예정된 시기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인기단지에 주목하기 보다는 입지 여건 등을 따져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