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졌다?…가상화폐 거래소 '유빗' 잇단 해킹으로 파산
터질게 터졌다?…가상화폐 거래소 '유빗' 잇단 해킹으로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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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금 75% 반환"…경찰, 수사 착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 한 곳이 해킹으로 전체 거래 자산의 상당량을 탈취당하고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가상 화폐 거래소가 파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9일 오후 3시께 사건을 접수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수사관들을 보내 회사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서버 이미징(복제)과 악성코드 유무 확인작업 등을 진행했다. 해킹 피해가 확실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북한 해커들이 관여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가상 화폐 거래소 '유빗(Youbit· 옛 야피존)'은 이날 오전 4시 35분께 발생한 해킹으로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화폐 자산의 17%가 손실을 입었다며 오후 2시부터 모든 코인과 현금의 입·출금을 정지하고 파산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유빗 측은 그러면서 "고객에게는 우선 잔고의 75%를 선출금해 지급하고, 나머지 미지급된 부분은 최종 정리가 완료된 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인의 자산 금액이 100만원이라면 75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추후에 사이버종합보험(약 30억원)과 회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고객의 손실을 보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의 지급액을 넘어 추가로 피해액을 보상받으려면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이 회사가 해킹으로 고객 자산을 탈취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북한 해커에 의해 전체 거래 자산의 37%인 비트코인 3800개를 탈취당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을 감안하면 약 55억원 규모였다. 당시 회사는 고객들의 계좌에서 비트코인을 37%씩 일률적으로 감액해 해킹 피해를 고객에게 전가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회사는 당시 사건의 피해자에게 매달 일부 금액씩 보상하고 있지만 아직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이후 '야피존'이었던 거래소 이름을 '유빗'로 변경하고 영업을 계속해왔다.

가상 화폐 거래소가 해킹에 취약한 이유는 겉으로는 개인과 개인 간 가상 화폐를 거래하는 형태이지만 실제로는 거래소가 자신의 대형 컴퓨터 안에 일정액의 가상 화폐를 보관해 놓고 구매자에게 파는 구조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해커들은 대형 컴퓨터(서버)에 침투한 뒤 사용자의 계좌 정보(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내는 방식을 주로 쓴다. 가상 화폐는 일반 화폐와 달리 추적이 어렵고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해커들은 가상 화폐를 몰래 빼낸 뒤 제3국의 가상 화폐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경찰과 KISA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빗이 파산절차를 밟을 경우 개인정보 파기 등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서울 강서구에 있는 유빗 사무실에는 손실을 본 고객 10여명이 몰려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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