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비정유부문 영업 비중 확대로 수익성 '확보'
정유업계, 비정유부문 영업 비중 확대로 수익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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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화학·윤활유 사업 공격적 투자로 비중 매년 증가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요동치는 국제유가에도 정유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국제유가에도 정유사들이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영업 비중을 늘리면서 안정적인 실적 상승세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의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영업 비중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화학·윤활유의 누적 실적은 화학 1조1143억원, 윤활유 3592억원이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62%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부문의 영업실적은 2015년 46%, 2016년 53%로 집계되면서 꾸준히 늘고 있다.

GS칼텍스는 여전히 정유 부문의 실적이 높지만, 전년 대비 윤활유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GS칼텍스의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 실적 비중은 전체 38.7%로 지난해(35.6%) 대비 3.1%p 늘었다. 

에쓰오일(S-OIL)은 비정유부문이 크게 늘면서 이미 정유부문의 실적을 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에쓰오일의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 실적 비중은 전체 약 64%로 2016년(56.7%) 대비 크게 상승했다.

이처럼 정유사들이 비정유부문의 영업 비중을 높이는 것은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정유부문의 실적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전체실적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 OPEC의 감산 합의에도 업계에서는 미국의 시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여전히 국제유가의 50달러선 박스권 탈피는 어렵다고 분석이다. 따라서 비교적 유가 영향이 적은 비정유부문의 영업실적을 키우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복안이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평균 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50달러로 배럴당 45~55달러 내외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며 "2018년은 평균 55달러, 상단은 60달러로 소폭 상승하겠지만 전체적인 방향성 자체는 올해처럼 박스권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18년 WTI기준 유가의 평균 레벨을 올해 대비 상승 전망하는 이유로 OPEC이 감산을 지속하고 글로벌 경기호조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로 2017년 초보다 원유 재고가 낮아져 수급밸런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정유사들이 투자를 늘리던 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미국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다우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Poly Vinylidene Chloride) 사업 인수 계약(SPA, Sales and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

PVDC는 고부가 포장재 산업의 핵심 분야인 배리어 필름 소재군 중 하나로 수분·산소로부터 내용물의 부패, 변형을 막는 기능이 탁월해 주로 높은 수준의 외부 차단성을 요구하는 냉장·냉동 육가공 포장재의 원료로 쓰인다. 해당 소재는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공급업체가 적어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일각에서는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낮은 정유사의 경우 NCC(나프타분해설비)에 진출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NCC는 원유를 정제해 나온 나프타를 가동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초원료 에틸렌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NCC를 구축하면 빠르게 석유화학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유사들이 화학분야로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전통적인 화학사들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9월 2022년까지 나주공장에 총 23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주요 기초원료에서부터 무기소재 및 미래 유망소재 분야의 원료가 되는 신물질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 이에 LG화학은 기초소재 분야의 신제품 개발속도를 가속화하고, 원료에서부터 최종 제품까지의 수직계열화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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