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당국 손떼자 1080원 붕괴 '1076.8원'…3년 來 최저
환율, 당국 손떼자 1080원 붕괴 '1076.8원'…3년 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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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아시아 통화들이 모두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의 초강세 흐름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모양새다. 오늘 오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소식에도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6원 내린 1076.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14년 11월 4일(1076.5원)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다.

북한발 이슈들이 있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084.0원에 개장했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 됐을 때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중 1081원~1083원 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오후 3시 6분 1079.9원까지 내려 앉으며 1080원 선을 내주었다. 3시 28분에는 1076.7원까지 고꾸라졌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북한발 리스크에 내성이 생겼다는 의견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 미국장이 오르다보니 오히려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졌던 것 같다"며 "북한 이슈에서도 워낙 학습효과가 있다보니 별일 없겠다는 식으로 인지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끊임없이 떨어지는데도 당국이 개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외환 시장에서 손을 뗀 것이라 분석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이 쏠릴때는 웬만큼 개입을 해서는 막기가 어렵다. 오히려 소화 되고 나서 하는게 효율적이다"라며 "속도 조절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미국측의 경제 때문에 전처럼 레벨을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당국에서 1인당 GDP 3만불을 욕심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의 소극적 관리가 시장의 매도세를 부추겨 1070원선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통화 중 원화만 날뛰고 있는 상황에서 변동성 관리도 강하게 들어오지 않아 시장에서 연말 보너스 식으로 벌어볼까 하는 투기 자금까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과도한 수준으로 빠지고 있음에도 지금까지의 정부 환시 스탠스로 보면 60원 선까지 밀릴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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