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구인난'…무턱대고 항공기 늘리는 항공사들
조종사 '구인난'…무턱대고 항공기 늘리는 항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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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DB)

3년 동안 증가율 항공기 25%…조종사는 16%
빡빡한 스케줄에 국내 조종사는 중국으로 이직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국내 항공업계의 기장 및 부기장(이하 조종사)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국내 국적 항공사들의 항공기는 25% 가까이 늘어난 반면 조종사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사들이 최근 추가 항공기 도입을 예고하면서 이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항공정보 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는 총 344대로 이는 지난 2014년과 비교하면 약 24.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들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일부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신규 항공기를 잇달아 들여오면서 이 격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기간 조종사 증가세는 크지 않았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국적 항공사의 조종사는 총 5645명으로 지난 2014년(4846명) 대비 약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이 같은 조종사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역공항을 중심으로 플라이양양(양양)·에어로-K(청주)·에어대구(대구)·남부에어(밀양)·프라임항공(울산)·에어포항(포항) 등이 출범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또 LCC들이 최근 노선다변화 및 중·장거리 노선 취항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업계는 조종사들이 향후 무리한 비행 스케줄을 소화해야 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현행법상 조종사의 근로 시간은 지정돼 있다. 그러나 항공기 대수 대비 조종사가 부족할 경우 법 테두리 안에서 무리하게 스케줄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일에 대해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지난해 성명서에서 조종사의 과로에 의한 사고방지를 위해 최대 승무 시간을 8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를 위반하기 일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종사 이직도 빈번해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 소속 기장 43명, 아시아나항공 소속 기장 30명이 올해 중국 항공사로 이직했다. 이들 이직 조종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8~20년으로 기장급 베테랑 조종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증가에 따른 조종사 수급이 받혀주지 못하면서 국내 항공사의 경우 갈수록 스케줄이 빡빡해지고 있다"며 "인력 부족이 장기화하고 노동 강도가 세지면서 높은 조건을 제시하는 외국 항공사로의 이직이 늘어나 항공사들도 고민이 큰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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