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차명재산, 삼성證·우리銀에 분산 은닉"…세금은?
"이건희 회장 차명재산, 삼성證·우리銀에 분산 은닉"…세금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서울파이낸스DB

박찬대 의원, 금감원 자료 입수…"1천개 차명계좌 80% 집중"
"생명·전자 차명주식 증여세 가능"…정부, 90% 소득세 검토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불법 차명계좌 1천여 개가 계열사인 삼성증권,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에 집중적으로 개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회장이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4조4천억 원의 차명재산이 이들 차명계좌에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을 통해 드러난 이 회장의 차명계좌 관련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총 1천199개이며, 이 중 1천21개가 금감원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에 오른 차명계좌 가운데 20개는 1993년 금융실명제 실시 전에, 나머지 1천1개는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각각 만들어졌다. 은행 계좌가 64개, 증권 계좌가 957개. 은행 계좌는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이 53개(약 83%)로 가장 많고, 이어 하나은행 10개, 신한은행 1개 등이다.

증권 계좌는 삼성증권에 가장 많은 756개(약 79%)가 개설됐다. 이어 신한증권(76개), 한국투자(65개), 대우증권(19개), 한양증권(19개), 한화증권(16개), 하이증권(6개) 등의 순이다.

특히 여러 증권사와 은행에 분산됐던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2003년을 기점으로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으로 집중됐다. 2004년의 경우 153개의 차명계좌 가운데 141개가 삼성증권, 9개가 우리은행에 각각 개설됐다.

이들 계좌는 계좌 개설·거래 때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비실명계좌일 뿐 아니라 서류상 명의인과 실제 소유주가 다른 차명계좌다.

금융실명제법은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비실명자산은 이자·배당소득에 90%의 세율로 소득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금융실명제 실시 전 비실명자산에 대해선 이자·배당소득에 90%의 소득세 차등과세뿐 아니라 금융실명제 실시일 당시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매기도록 돼 있다.

박 의원은 "이건희 차명재산 중 삼성생명·삼성전자 차명주식은 삼성증권 내 차명계좌에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소득세 차등과세나 과징금 징수 등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차명주식은 상속·증세법상 명의신탁 재산이며, 차명주식 실소유주가 명의인에게 이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의제해 증여세를 매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증여세 부과 제척 기간은 '부과 가능일'로부터 10년이고,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 15년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2001년 명의 개서는 이듬해 말일의 이튿날인 2003년 1월 1일 증여 의제되고, 이때부터 15년인 올해 말까지의 차명주식에 증여세를 매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도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 90%의 세율로 소득세 과세를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