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은 '인력 부족' 본점은 '업무 중복'
은행, 지점은 '인력 부족' 본점은 '업무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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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직원 3명중 1명꼴 본점서 근무
슬림화 '말뿐'...지점 기피현상 '한 몫'
 
[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시중은행들이 매년 영업력 강화와 조직 슬림화를 위해, 일선 점포에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본부조직의 인력 편중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점 슬림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도 불구, 말뿐인 구호로 그치고 있는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영업점 기피현상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중 하나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정규직 전체 인력 4,548명중 1,754명이 본부 인력으로 분류돼 본부인력 비중이 38.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도 본부인력 비중인 각각 35.0%, 32.8%나 된다. 직원 세 명중 한 명은 본점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본부조직이 비대한 형태로 유지되다 보니 부작용 또한 만만찮다.

본부인력 편중은 영업점의 인력부족현상을 야기하는 한편, 업무중복 등으로 인한 효율성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선 지점장의 권한은 축소되고 업무부담은 폭증한 반면 본부부서장에 비해 고위직 간부 승진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중간 간부들의 영업점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 성과주의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실적부진 점포장의 경우 과거 경력과 무관하게 1~2년간의 점포실적만으로 옷을 벗어야 하는 경우마저 비일비재해진 것 또한 이 같은 현상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지점장이 '은행의 꽃'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방카슈랑스, 카드 등 각종 영업에 시달리면서 기피대상으로까지 위상이 약화됐다"며 "영업점 기피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일부 은행들의 경우 인사이동 등을 통해 본부 인력을 영업점으로 내려 보내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에도 조흥은행과 전산통합에 따른 잉여인력 100여명을 영업점으로 배치했으며, 올 1월 정기인사 때 본부부서 장기근무자 및 희망자 300여명을 영업점으로 이동 배치했다.
우리은행도 우리은행은 2005년 말에 15%에 이르는 본부인력을 감축한 데 이어 올 4월에도 본부인원의 5%를 다시 영업점으로 배치했다.
국민은행도 최근 200명에 가까운 본점 인력을 영업점으로 보내는 인사를 단행했으며, 지난 3월에는 지난해 말 채용한 신입행원 235명을 모두 영업점으로 발령냈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본부인원을 감축하고 영업점의 인원을 강화하기 위해 내려 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영업력 확보를 위해서는 본점 인력감축을 통한 영업점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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