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3주 안에 결정"…워시 연준 前이사 면담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선임이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미국은 물론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으로 2~3주 이내에 연준 의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연임시킬지, 아니면 교체할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체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의장을 뽑기 위해 4개의 미팅을 했다"며 "향후 2~3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담한 인사가 4명이라고 확인했지만 누구인지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만났다고 말 한 정도가 알려진 전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워시 전 이사를 만났으며, 그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워시 전 이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이사로 임명돼 2006~2011년 기간 재임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의 핵심 조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거론되는 또다른 인사는 제롬 파월 연준 이사. 파월 이사는 연준 이사 중 유일한 공화당원이다. 이들 두 사람은 그동안 유력한 의장 후보로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지난 24일 옐런 의장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보수적 경제학자인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두 사람이 백악관이 작성한 후보 명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콘 위원장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므누신 장관과 함께 감세를 골자로 한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안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연임시킬지, 아니면 교체할지를 놓고 고심해왔다. 그는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저금리 정책을 지속한 옐런 의장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옐런 의장이 버락 오바마 정부를 돕기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당선시 교체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옐런 의장을 만나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는 등 백악관과 연준의 사이는 해빙무드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 7월 말 "옐런 의장을 연임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게리 콘 NEC 위원장을 임명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그(옐런 의장)를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아직 (연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다른 한편, 옐런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2007~2009년 금융위기가 초래한 대가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대립각을 세웠던 점이 부각되면서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