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노사, 여성노동자 대우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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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노동조합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비하 △육아휴직 금지 △대체인력 투입 등 부당노동행위를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윤소하 의원실)

勞 "여성 노동자 모욕적 대우" vs 使 "성희롱 신고 접수 없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LG생활건강 노동조합이 회사 측의 반인권 행태를 규탄하며, 새로운 기업문화가 형성될 때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 나가겠다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LG생건은 노조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LG생건 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비하 △육아휴직 금지 △대체인력 투입과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실질임금인상과 노동인권보장을 요구하며 20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LG생건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사상 최대 흑자를 보면서도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부실했다. 노조 측은 "매월 50%씩 지급하던 상여금을 본인들의 동의 없이 '역량 급'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39%만을 지급했다"며 "이를 통해 기본급이 100여만원에 불과해 최저임금에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LG생건은 돈을 쓸어 담으면서도 정작 최전선에서 고객을 대하는 회사 발전의 1등 공신인 면세점 판매직 여성노동자에겐 홀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에 대한 모욕적인 대우도 있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 관리자가 판매 여성 노동자에게 '살이 붙은 건 자기 관리를 못 해서', '너는 피부도 하얗고 살이 쪄서 영화 빅 히어로에 나오는 베이맥스 캐릭터와 닮았다', '살이 쪄서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등의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를 직접 대면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한다 하더라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현장에서 판매에 열중하는 직원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는 발언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의 수직적인 문화를 지적했다. 노조 측은 "회사는 뒤늦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으나 어느 누구 하나 이러한 일을 고발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경직된 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육아휴직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노조는 "여성노동자가 당연히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육아휴직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며 "회사는 육아휴직을 3개월이상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제재했으며, 이를 초과 사용하는 경우 매니저 직책을 박탈했다"고 말했다. 원거리 발령을 하겠다는 식의 압력도 있었다.

노조는 불법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노조 측은 "현행 노조법상 쟁의행위 기간 중에는 대체인력 투입이 금지돼 있지만 LG생건과 면세점은 면세점 인력과 도급업체 인력을 투입해 노동자의 정당한 쟁의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LG생건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을 대체근로 금지조항 위반과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LG의 경영이념은 인간존중, 정도경영"이라며 "소비자에겐 인간존중이 적용될지는 모르지만 정작 회사에 근무하는 가족에게는 인간존중이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회사의 행태를 규탄하며, 새로운 기업문화와 노사관계가 형성될 때까지 전면파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LG생건에는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가치가 없다. 오직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만 난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LG생건은 노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사측은 "상여금이 역량 급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임금체계가 바뀌면서 오히려 보수총액은 늘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육아휴직 역시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성희롱과 관련된 신고도 조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접수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면세점 인력과 관련해서도 모두 합법적인 절차를 따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생건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조941억원, 88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 29%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3조1308억원, 4924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반기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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