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물 먹은' 은행株, "호전여지 있나?"
강세장 '물 먹은' 은행株, "호전여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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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난해 사상최대치의 당기순이익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LG카드 매각 효과로 유래 없는 순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올 초부터 시작된 은행주 약세는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국내 경기 또한 하강 국면을 벗어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증시의 지수 최고치 경신 행진속에 최고 실적을 올린 은행주들이 이처럼 소외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속되는 약세, 왜?
최근 시중은행들의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이같은 은행주의 부진을 만회해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의 신상훈 행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신한금융지주 주식 7만주를 매입했으며, 윤교중 하나금융 사장도 이달 초 자사주식 7345주를 매입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의 박병원 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6명도 임기동안 매달 급여의 일정금액으로 우리금융 주식을 매입키로 결의했다.
은행측 관계자는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어 이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CEO의 주식매입은 기업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매입의도를 밝혔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주가는 올초 87000원에 거래됐지만 25일 현재 82000원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신한금융 역시 올초 58000원까지 근접했다가 25일 현재 550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우리금융도 26000원에서 21000원으로, 하나금융도 55000원에서 46000원으로 큰폭으로 하락했으며, 기업은행 역시 20000원에서 18000원 수준으로 각각 하락했다.
외환은행만이 유일하게 올초 13000원에서 15000원에 근접하면서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 전반의 시각이다.
문제는 이같은 은행주 부진의 원인이 은행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원인이라는 데 있다.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은행주의 상승을 이끌던 주식매각 차익과 충당금 환입 등 비경상이익의 기여 가능성이 소실되면서 이익 모멘텀이 약화됐다"며 "은행은 물론 금융업권 간 치열한 경쟁과 향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자통법 또한 은행의 이익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분기 금융업의 우수한 실적은 영업을 잘했다기 보다 LG카드 매각에 따른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전망은 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의 상당부분이 증권사의 CMA로 빠져나가자 최근 은행들이 CMA 금리 못지 않은 특판예금 및 CD(양도성예금증서), RP(환매조건부채권),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은행에 집중됐던 펀드 판매 채널이 우체국이나 온라인 등으로 다변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한편, 하반기 중소기업대출 관련 대손충당금 부담 등은 은행들의 지속적인 실적부진 전망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실적개선 가능성 불투명
또,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특정부문에 대한 '쏠림 현상'에 대해 점검체계를 강화키로 함에 따라 사실상 은행들은 막다른 곳까지 몰리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을 상대로 대출가능성의 거의 없는 상황에 주택대출에 이어 카드 영업과 중소기업대출까지 막히게 되자 은행으로서는 마지막 히든카드를 꺼낸 셈이다.
그러나, 신용대출의 경우 담보대출에 비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신용대출만으로 수익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또한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주택대출->중소기업대출->신용대출로 이어지는 '풍선효과'로 비쳐질 가능성이 커 금융당국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의 이같은 경고조치는 은행들에게 영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은행실적 부진은 이미 예견됐으며 앞으로도 은행의 영업방식이 변하지 않는 이상,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이병윤 연구위원은 보고서 '은행 대출의 수익기여도 저하에 따른 대책마련 필요'를 통해 "국내은행들의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의 비중은 지난해 말 13.4%로 지속적인 축소일로에 있다는 점은 미국 상업은행들의 40%대의 높은 비중과 대조적"이라며 "이자수입의 원천인 대출에서 은행들이 향후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는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건범 연구위원도 "국내은행들이 전통적인 경영관행을 고집할 경우 은행의 위상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은행의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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