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이달중 차기 회장 결정…윤종규 연임 순항하나
KB금융, 이달중 차기 회장 결정…윤종규 연임 순항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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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확대지배구조위원회, 롱리스트 후보군 23명 압축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KB금융지주가 확대 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함으로써 한 달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을 포함한 23인의 후보군을 검증해 이달 중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임 성과와 지배구조 안정의 명분을 등에 업은 윤 회장의 연임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그럴 경우 회장과 행장 겸직을 폐지하는 경영권 분리도 가능해진다.

최영휘 확대위원장 선임…내외부 후보 검증 절차 돌입

KB금융지주는 1일 확대 지배구조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최영휘 사외이사(전 신한금융지주 사장)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확대위는 최 위원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됐다. 스튜어트 솔로몬 전 한국 메트라이프 회장, 유석렬 삼성전자 고문, 이병남 전 LG경영개발원 인화원 사장,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다.

확대위는 이날 윤 회장을 포함한 내부 후보 18인과 외부 5인 등 총 23명의 후보자군을 검토하고, 향후 일정과 운영 세부 절차를 확정했다. 확대위는 이달 말까지 향후 1개월 내로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며, 오는 8일 2차 회의를 통해 후보군 평가와 압축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향후 개최될 확대위에서는 회장 후보자군을 3인 내외의 최종 후보자군(숏 리스트)으로 압축하고, 최종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심층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심층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후보자군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득표가 나오면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다.

확대위는 후보 선정을 위해 이미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롱 리스트를 확정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신규 후보와 기존 후보를 전면 재평가하기도 했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기본 원칙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 강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안정적 지배구조 확립 △조화롭고 역동적인 KB 기업문화 구축 △미래 성장 기반 구축 등 4가지 과제로 선정하고, 해당 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회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윤종규 연임-행장 분리 수순 유력…노조 행보 '주목'

일찌감치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윤 회장의 취임 이후 실적 개선과 함께 현대증권 인수, 리딩뱅크 탈환 등의 성과가 바탕이 된 덕이다. 윤 회장의 연임이 이뤄지면, 이른바 KB사태 이후 겸직해왔던 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분리해 지배구조 체제의 안정을 구축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확대위 측도 윤 회장의 연임 유력설을 의식한듯 "윤 회장은 연임 우선권 없이 총 23인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서 동일한 기준에 따라 평가받게 된다"며 "지난 3년간 KB금융그룹을 경영해 온 현직 회장인 윤종규 후보에 대해서는 더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현 정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KB금융 노조의 행보다. KB금융 노조는 오는 5일 'KB금융그룹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KB금융 노조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후보 금지와 대표이사 영향력 배제를 위해 주주제안을 발의하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과거의 어윤대 회장 사태, 이건호 임영록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대표이사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가 회장을 선임하는 기형적 지배구조 체제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현재도 이런 구조는 여전하다"며 "낙하산 금지와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KB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드는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윤 회장 측도 노조의 움직임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KB금융은 앞서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부당개입 의혹으로 노사 갈등이 고조되자, 관련 임원 2명을 물러나게 하고 노조에 직접 사과하는 등 적극적으로 갈등 봉합에 나선 바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윤 회장의 연임을 지원하는 대신 지주사 사장이나 은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노조 친화적인 정권 분위기를 기반으로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노조도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해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안팎으로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KB금융 노조와 경영진 선임 행보에 다른 은행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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