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魚급 잇단 이탈… 하반기 코스피 IPO 시장 '급랭'
大魚급 잇단 이탈… 하반기 코스피 IPO 시장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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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스오토모티브·에너지公 철회… 당초 기대치 크게 하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상반기 들썩였던 유가증권시장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 들어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모 규모만 수조 원에 달해 IPO 시장의 '대어'(大魚)로 거론됐던 기업들이 대외적 요인을 이유로 상장을 잠정 연기하거나 취소한 까닭이다. 이에 올해 전체 IPO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당초 기대치와 견줘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코스피시장 IPO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진에어, 삼양패키징, 동양피스톤, 테이팩스, 아시아나IDT 등 5곳이다.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 테이팩스와 내연기관용(자동차) 엔진피스톤 생산업체 동양피스톤은 최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에 통과했고, 한진그룹의 저가항공사 진에어와 삼양패키징, 아시아나IDT 등은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이들 5개 기업은 상장 절차 중 별다른 흠결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연내 코스피시장에 무난히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예상 공모금액을 합한 규모는 1조원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에어가 최대 4000억 수준이고, 테이팩스와 동양피스톤은 300억원가량으로 예상되는 등 상대적으로 소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호황을 띠었던 상반기 IPO 시장 분위기와 비교해 천양지차다. 상반기엔 '최대어'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 등 4개사의 코스피시장 진입으로 IPO 공모금액이 3조889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상장사 21곳의 81.7%를 점한 수준이다. 이에 올해 전체 IPO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사상 최대 규모를 갈아치울 것이란 기대가 컸다. 당시 삼성생명(4조9000억원)과 대한생명(1조8000억원)의 상장에 힘입어 10조3000억원을 기록,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뜨겁게 달아올랐던 상반기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던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하며 하반기 IPO 시장이 급랭한 모습이다. 이랜드리테일과 에이비씨마트코리아가 상장 절차를 중단했고, 엘에스오토모티브도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자진 철회를 택했다.

에너지 공기업 1호 상장사가 될 것으로 점쳐졌던 한국남동발전·동서발전도 문재인 정부의 탈(脫) 원전 기조에 연내 상장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IPO 공모액만 5조원 안팎,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사상 최대어로 분류됐던 호텔롯데도 올해 상장이 요원해지면서 IPO 시장 열기는 급속도로 식었다.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5곳의 기업이 증시에 입성한다면 상반기 4곳과 더해 올해 전체 코스피 상장사는 9곳으로 늘어난다. 이는 올초 거래소 측의 목표치(20곳)는 물론,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13곳) 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했던 전체 공모 규모 역시 절반 수준인 5조원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코스피 IPO 시장에 잇단 러시가 예상됐던 대어급 기업들이 하반기 연이어 자진 철회를 택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목표로 했던 전체 공모 규모보다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코스닥시장의 경우 7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을 필두로, 산업 수혜가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와 알짜배기로 평가 받는 제약 바이오 등 기업들이 IPO에 대기하고 있어 그나마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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