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투자자 리워드 경쟁 심화…리베이트 변질 우려
P2P 투자자 리워드 경쟁 심화…리베이트 변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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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업체들 고가의 경품, 현금 내걸고 투자자 유치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올해 초 투자자 A씨는 P2P금융 플랫폼 B사를 통해 투자금액의 2% 가량의 리워드를 받았다. 연수익률도 18%정도라 나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B사는 연체율(30일 이상, 90일 미만 경과한 미상환 대출)이 30%, 부실률(90일 이상 연체가 된 건의 잔여원금)이 10%정도다. A씨는 리워드와 높은 수익률에 혹해 원금손실의 위험까지도 떠안게 된 것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P2P업체들의 리워드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사 건전성 악화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P2P업체들이 제공하는 리워드(금리 이외에 추가로 얹어주는 보상)는 대출자와 투자자간 상생의 성격이 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워드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온정의 매개체"며 "가령 커피공방 등 소상공인에 투자금을 지원하면 영세 업자들은 정성이 담긴 음식을 대접하는 식이었고, 또 이런 연결 고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영업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는 상부상조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P2P금융협회 소속이 아닌 비(非)회원사들을 중심으로 리워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해외 여행, 비행기표, 금 등 과도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생겼다.

고가의 리워드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후발 업체들이다. 특히 지난 5월부터 시행된 P2P 가이드라인 조항 중 개인 투자자 1인당 투자 한도가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된 후 투자자 모집을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통상 P2P회사들은 20%의 차액을 받아서 18%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2~3% 가량의 이익을 얻는다. 2~3%의 이윤은 인건비 및 회사 운영비로 이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헤라펀딩, 더좋은펀드, 이디움펀딩, 하이펀딩 등 여러 업체들은 투자 금액의 3% 수준을 리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자신이 가져가야 할 몫까지도 투자자 유치에 쓰고 있는 셈이다.

박형근 금융감독원 P2P 대응반 팀장은 "과도한 리워드로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회사들은 건전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연체나 부실로 이어질 경우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부 P2P사들은 과도한 리워드 경쟁이 당국의 규제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 P2P업체 관계자는 "당초 업계에서는 P2P 가이드라인에서 개인 투자금 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하면 후발 업체들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았는데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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