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생명'- 남편 '손보'...'찰떡궁합' 보험부부가 사는 법
아내 '생명'- 남편 '손보'...'찰떡궁합' 보험부부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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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부부의 생활이야기 - 가정 '평등', 일 '경쟁'
독거노인, 양로원에 수년간 남몰래 사랑 전달
"며느리에게 보험설계사 일 물려줄래요"

[김주형기자]<toadk@seoulfn.com>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올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다.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의미인 부부의 날.
 
부인은 생명보험 설계사로, 남편은 손해보험 대리점 운영을 통해 때론 협력자로, 때론 경쟁자로 부부 금슬을 키우는 이색부부가 있다. 이 부부는 보험을 통해 성공을 이루었고, 고흥지역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전라남도 남동부에 위치해 있는 소도시 고흥. 육지와 38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 이곳은 보험세일즈를 하기에는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다.
 
하지만 고흥에는 생명보험 생활설계사(FP)인 아내와 손해보험 대리점을 운영하는 남편이 서로 돕고, 또 경쟁하며 부부사랑을 쌓아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대한생명 김난화팀장(48세, 고흥브랜치)과 LIG손보 고흥 백두대리점 신왕수 대표(50세)가 바로 그들.
▲고흥에서 소문난 잉꼬부부이면서 보험부부인 김난화(사진 오른쪽), 신왕수 부부     ©서울파이낸스

두 사람은 가정 내에서는 모든 가사일을 똑같이 나눠 처리하고, 항상 서로간에 존댓말을 쓰며 애정을 표현하는 평등부부로, 또 보험세일즈 영업현장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쟁부부로 고흥에서 소문난 잉꼬부부이다.

○ “우리는 훌륭한 경쟁자이면서 협력자!”
94년 8월, 남편보다 먼저 생명보험 설계사로 출발한 김난화 팀장.
새로운 일을 한다는 마음에 의욕적으로 활동했고, 이듬해 ‘대한생명 신인상’을 수상했다.
김팀장의 처음 시작은 힘겨웠다. 남편이 보험 설계사란 직업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보험설계사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때문인지 남편은 김팀장의 보험영업을 극심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김팀장은 당시 보험영업이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김팀장이 생각해낸 방법은 남편도 ‘보험’의 매력을 맛보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선 김팀장은 남편인 신왕수씨에게 손해보험 대리점을 권유했다. 그녀가 생명보험영업을 하다 보면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에 대해 물어보는 고객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김팀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신왕수씨는 손해보험 대리점를 개설한 후 김팀장의 소개로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남편 신왕수 씨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서 부부가 함께 열심히 하면 한결 낫겠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후 남편은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등을 선배인 아내 김팀장에게 배워가면서 손해보험 영업에 전력을 다했다.
 
남편이 영업도중 생명보험 문의가 들어오면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김팀장에게 손해보험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면 남편을 소개 시켜주고, 남편 또한 생명보험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면 아내에게 소개 시켜주는 등 부부가 서로 ‘Win-Win’전략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두사람은 경쟁자이기도 하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생명보험에서만 판매하던 암보험이나 연금보험을 남편이 판매하고, 또 손해보험의 영역이었던 상해보험이나 간병보험을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고흥이라는 좁은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다 보면 가끔 서로 계약을 위해 열심히 정성을 쏟던 고객이 겹칠 때가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 신씨는 아내인 김팀장의 컨설팅 능력과 고객을 위하는 마음이 자기보다 한수 위라고 추켜 세우며 기꺼이 아내를 추천한다.
 
고객을 위한 마음으로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잉꼬 부부

그들이 경쟁과 협력으로 함께 해 나가는 모습에서 둘이 하나되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보험영업은 물론 불우이웃 돕기에도 적극적인 김난화(사진 왼쪽), 신왕수 부부     ©서울파이낸스

○ 수년째 남몰래 독거 노인 돕는 등 훈훈한 마음
김팀장 부부는 15년째 남몰래 고흥 지역의 독거 노인 3명과 광주에 있는 양로원 등을 후원하는 등 온정을 베풀고 있다.
 
그러나 요즘 시골 마을을 다니면서 김팀장 부부는 더욱 바쁘게 움직인다. 귀농 열풍이 불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시골을 떠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나이 드신 어른들만 홀로 남아 있는 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마을을 방문할 때마다 홀로 계신 어른들의 말벗이라도 되어드리기 위해 잠깐이라도 집을 방문하고 있다.
 
○ 며느리도 보험설계사 됐으면…
아내인 김난화 팀장은 보험 설계사로 나선 이후 이일에 대해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보험은 상품만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을 통해 이웃들의 건강한 삶을 도울 수 있고, 건강한 가정을 영위해 나아가는 것이 나라사랑의 길이 아니겠냐’며 설계사란 직업에 자긍심마저 가지고 있다.
 
다만, 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김팀장이 현재 모시고 있는 고객을 며느리에게도 연결해 주고 싶다고 한다. 지난 11일 연도대상 시상식에도 며느리와 손녀 손을 꼭 잡고 행사에 참가한 김팀장은 포상으로 나온 해외여행도 며느리와 함께 갈 계획이라고.
 
보험상품이 제공하는 보장이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고 있기에, 며느리가 대를 이어서라도 고객들의 가정을 위해 봉사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경제금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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