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완납'이 뭐길래?...보험가입자 피해 속출
'감액완납'이 뭐길래?...보험가입자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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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장 수준 이하...보장 파산 '지름길'
설계사 계약유지 '악용', 도입 취지 퇴색 

[김주형기자]<toadk@seoulfn.com>최근 생보사들간 소비자가 보험료를 내지 못할 경우 해약환급금으로 나머지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는 대신 보장금액을 줄이는 감액완납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가계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최저한의 사망보장을 유지해준다는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실적경쟁 과정에서 설계사들이 이를 계약유지방편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2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간 영업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감액완납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생보 빅3중 하나인 A사는 2004년 125건에서 2005년 410건, 2006년에는 무려 1,500건에 이르는등 10배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B사 역시 04년 7308건에서 05년 6436건으로 줄었지만 06년 7092건으로 최근 다시 급증했다. C사는 동기간, 700건에서 900건, 2006년에는 1,000여건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중소형 생보사인 D사도 동기간 26건에서 63건, 125건으로 최근 3년새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감액완납'이란 가계소득이 줄어들면서 사망보험등 고액의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에게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대신 지금 계약자가 해지하면 돌려받는 해약환급금으로 나머지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고 보장내용을 줄이는 제도다. 살림이 어려워진 소비자가 보험계약 하나 없이 살아가기 보다 최저한도로 사망보장을 유지해 줘야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최근 설계사들간 수당경쟁이 과열되면서 감액완납제도를 실적유지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K씨는 경우 국내 생보사로부터 2001년 8월 월납 13만원으로 사망보장 1억, 6.5%의 이율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그 뒤 설계사의 설득으로 월납 18만원에 사망보장 1억, 3%대의 변동이율을 적용한 종신보험에 추가로 가입했다.
 
그러나, 사망보장 보험이 여러곳에 가입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하자 설계사는 감액완납을 이용하면 사망보장을 조금만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할수 있다고 K씨를 설득해 6.5%의 고이율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 466만원으로 감액완납처리를 하고 추가로 월납 18만원짜리 상품도 감액완납했다.
 
설계사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한 K씨가 나중에 확인해보니 사망보장이 1억원에서 2천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입원등에 대한 보험금도 5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암보장이나 입원등에 대한 특약보장이 일반적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보험에 가입한것만 못한 꼴이 됐다.

설계사들이 보험료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더라도 해지할 것처럼 보이면 감액완납을 유도해 실적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설계사들은 보장감액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특히 특약의 경우 보장수준이 몇만원인 경우도 많아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생명 홍보팀 김지훈 과장은 "감액완납의 원래 취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서민들에게 최저한의 사망보장이라도 유지해 주다는 것이다"며 "완전판매를 강조하는 지금 설계사들이 실적유지 수단으로 이를 악용한다면 끝까지 적발해 엄중한 처벌을 내리는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경제금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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