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흰발농게 한려해상에 새 보금자리
멸종위기 흰발농게 한려해상에 새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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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8일 경남 남해군 한려해상국립공원 이락사 일대에서 사진에 찍힌 흰발농게.(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남해 이락사 일대에 친환경 모래포집기 설치

[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수컷의 집게다리 한쪽이 유달리 커 만화 주인공 '주먹대장'을 연상시키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가 새 보금자리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6일 경남 남해군 한려해상국립공원 연안습지(갯벌)에 수중 모래포집 방법을 도입해 흰발농게의 새 서식지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달랑게과 갑각류인 흰발농게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에 분포한다. 일본, 타이완, 홍콩, 말레이군도, 인도, 뉴기니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수컷의 집게다리 한쪽이 다른 쪽보다 매우 크다. 암컷의 집게다리는 작고 대칭이다.

흰발농게는 모래와 펄이 섞여 있는 혼합 갯벌에 주로 살고, 갯벌 조간대의 상부에 분포하는 까다로운 서식 특성을 보인다. 특이한 짝짓기 습성으로도 유명하다. 해안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줄었다.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10월 한려해상국립공원 이락사 일대에 독일 갯벌국립공원의 라눙 방식을 국내 여건에 맞춰 도입한 수중 모래포집기를 설치하고, 모래와 펄의 퇴적을 유도했다. 최근 들어 약 50마리의 흰발농게가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수중 모래포집기 설치 지역은 과거 농경지로 쓰기 위해 흙으로 매립되면서 해양생물 서식지가 파편화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양 환경과 흰발농게의 생태적 특성, 다른 종과 경쟁 관계 등을 종합 검토했다. 그 결과, 나무기둥 사이에 작은 나뭇가지를 채워 넣어 파도의 유속을 떨어뜨려 퇴적물을 모으는 방법으로 서식하는 흰발농게의 새 보금자리를 완성해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2014년부터 지역주민과 손잡고 갯벌지역을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특회 인공구조물 철거, 통제시설 설치 등 갯벌에 사는 해양생물 보호에 힘을 기울인다.

문명근 한려해상국립공원소장은 "흰발농게에 대한 보전의식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대형 조형물과 관찰용 망원경 설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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