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뻥튀기 홍보 상장사 집중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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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수지 기자)

내츄럴엔도텍·파루·서울식품우 모니터링…"묻지마 급등 주의"

[서울파이낸스 정수지 기자] 한국거래소가 '뻥튀기 홍보' 의혹이 불거진 종목들을 집중 감시하고 나섰다. 최근 내츄럴엔도텍을 포함한 일부 종목의 이상 급등세가 호재를 과장한 보도자료 때문일 수 있다고 판단, 관련 사례들을 조사 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내츄럴엔도텍 등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회사 측이 보도자료를 이용해 호재를 부풀렸을 가능성을 면민히 살피고 있는 것.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홈쇼핑을 전면 철수한 바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달 말 2년 만에 백수오 제품을 TV홈쇼핑에서 판매 재개한다는 소식을 알린 뒤 전날까지 120% 이상 급등했다.

거래소는 내츄럴엔도텍이 1차 판매(지난 달 31일) 호조로 앙코르 방송을 한다는 2차 보도자료를 내면서 판매실적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은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거래소 측은 "정확한 물량이나 액수 대신 '방송 시작 40분 만에 홈쇼핑 목표 100% 달성, 최종 220% 달성' 같은 표현으로 판매성적을 강조했다"며 "최근까지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런 식의 홍보는 투자자를 현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계약 보도자료에 계약금액을 명시하지 않고 전체 시장규모나 계약 상대를 부각하는 식의 유사사례에 대해서도 감시 중"이라며 "이런 사례가 부정거래에 해당하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내츄럴엔도텍 측은 "1차 방송 판매액수나 물량을 밝히지 않은 것은 홈쇼핑 측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홈쇼핑 판매에서는 높은 반품 비율 때문에 곧바로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비슷하게 '호재 과대포장' 의혹이 불거진 종목으로는 파루가 있다. 파루는 지난 달 26일 '세계 최초로 은나노잉크로 제작한 필름히터를 상용화해 삼성전자 냉장고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300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상한가를 거듭하며 닷새 만인 지난 1일 668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회사 측이 "공급처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전자 협력업체며 계약금액도 초도물량이라 크지 않다"고 해명하자 회사 주가는 2일 하한가로 고꾸라졌다.

이후 3일에는 '최종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1년간 테스트한 뒤 공급을 시작해 양산 중인 냉장고에 적용하고 있다'는 회사 홈페이지 공지에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널뛰기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서울식품 우선주인 서울식품우의 주가 추이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서울식품우는 상장주식 수가 8만8000주에 불과한 '품절주'로 지난 달 27일까지 하루 거래량이 1000주 안팎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거래량이 8만9000주로 뛰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이날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 종목의 3일 종가는 지난 달 27일보다 251%나 올랐다.

거래소 관계자는 "서울식품이 주식분할 이슈가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회사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최근 주가 흐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유통 주식이 극히 적다는 특징 때문에 '묻지마 급등세'를 보이는 종목에 개인 투자자들이 섣불리 손댈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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