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방카 일정 늦추지 않으면 위기"
보험업계, "방카 일정 늦추지 않으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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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변액 증가 보장성 축소, 손보-자동차개방 '치명적'
5대 생보사 및 5대 증권사 자산비중 5대 은행 1/3 수준
은행 순익 사상최대-비은행권 잠식...상호진출 '바람직'
 
[서울파이낸스 김주형 기자]<toadk@seoulfn.com>한국의 GDP는 세계 12위,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은 60여개 국가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자동차, 원자력기술, 철강 등도 세계 5, 6위에 진입했지만 한국 금융산업의 전체 경쟁력은 아직 40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데다 은행위주의 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가구당 보험 가입율은 '06년 89%에 이를 정도로 포화상태에 있고, FTA로 인한 자본시장 개방, 방카슈랑스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생보상장, 산업자본의 금융시장 진출 규제완화등 은행업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보험업계의 주력상품인 자동차 보장성 보험의 방카시장 개방은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편집자주>

보험업계에 또 한 차례 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내년 4월부터 방카에서 확대개방될 예정인 자동차, 보장성 보험판매를 앞두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손생보사들간 주력상품인 두시장의 개방으로 보험업계가 입게될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최근 보험업계는 생보사 상장으로 자본확충을 통한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할 발판이 마련된 상태다.
 
또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금산법 완화 발언은 어찌됐건 현재 은행권 위주의 국내 금융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증권사들의 지급결제 허용은 여전히 논쟁중이지만 지금껏 은행중심의 국내금융시장의 또 다른 변화의 징조다. 
 
이처럼 비은행권이 은행권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모양새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방카시장의 확대개방은 총알이 없는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과 같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변액' 늘었지만 보장성 '축소'
최근 보험시장은 연금시장 중심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 특히, 변액연금이 최근 3년간 24배의 규모성장으로 성장 주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험 본연의 기능인 사망보장은 답보하거나 정체되고 있다.

전체 보험시장의 월납초회보험료는 '03년도 월평균 841억원에서 '06년은 1138억원으로 35%가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 보장성 보험은 '03년 482억에서 '06년 476억원으로 오히려 1%가 줄어들었다. 반면 변액보험은 03년 16억원에서 06년 388억원으로 24배나 증가했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방카슈랑스가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보고서에서도 보험설계사의 판매상품중 보장성 보험비중이 8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방카에서 보장성 판매가 허용되면 생보사 손익기반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설계사들의 대량실직과 더물어 전문적인 보장설계가 필요한 상품의 특성상 불완전 판매의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자동차 보험 '적자 투성이'
손보사들 역시 주력상품이었던 자동차보험의 높은 손해율로 고스란히 적자를 보고 있다. 한때 90%후반으로까지 치솟던 손해율로 손보사들은 대부분 시장을 축소하거나 장기보험으로 판매상품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4월 차량별 보험료 차등화, 긴급출동서비스의 유료화등 갖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서비스를 축소한것도 자구책의 일환이라 할수 있다. 2006년 회계연도에만 1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데 방카슈랑스가 시행될 경우 약 330억~380억원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개발원 보고서는 은행이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경우 시장의 약 1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 자동차보험시장 판매채널의 빅뱅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은행 '순익 최대'...비은행권 '제자리'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은 은행중심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은행의 경우는 IMF이후 자산과 인원 등 각 부문에서 비중이 증가한 반면 비은행권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나라별 은행산업의 국내총생산 대비 당기순이익 비중   © 서울파이낸스

은행은 98년 63.5%에서 2006년 71.2%로 자산이 확대되었고 인력은 98년 42.8%에서 06년 48.3%로 확대되었다. 특히, 05년 13조 6,343억, 06년 13조4,988억원 등 사상최고의 이익실현으로 GDP대비 당기순이익은 OECD 국가중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증권/생보 산업간 불균형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서 5대 증권사 및 생보사의 자산비중은 5대 은행의 5.7%, 27.5%에 불과하다.
▲ 금융권역별 자산규보 현황 © 서울파이낸스

결국, 외환위기 이후 규제완화, 환경변화 등으로 은행권은 급속히 비대화된 반면, 증권, 자산운용업계, 보험 등 제2 금융권의 영업은 위축되는 금융권간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서비스 개선 묵묵무답 '밉상은행'
사상 최대의 순익을 매년 갱신한 은행들은 국책은행의 경우 철밥통 시중은행들은 귀족행원이라 불릴 만큼 최고의 연봉에 안정직임을 자랑한다. 매년 인원감축에 시달리는 보험권과 평균퇴직연수가 30대후반에서 40대 초반인 증권업계와 비교된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가 유독 은행권에서 커지는 것도 먹고살기 바쁜 제 2금융권에 비해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혜택에 비해 고객들에게 베푸는 서비스는 인색하다. 은행의 ATM 수수료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대출금리는 하늘높은줄 모르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의 91.2%가 은행 수수료가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조사됐다.

게다가 금융노조는 현재 은행의 업무가 과다하다고 판단, 은행의 업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정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있는 놈이 더하다고 제대로 밉상짓
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제2금융권 업무 '빠르게 잠식'
은행의 경우 규제완화의 진전으로 금융권간 칸막이가 낮아지면서 대형화된 은행권의 막강한 점포망과 자금력, 대외신인도 등을 바탕으로 투신상품 판매, 방카슈랑스 등 제2금융권 업무영역을 빠르게 잠식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은행에 비해 겸업업무 및 부수업무, 자회사 범위 등이 상당히 협소하다.
▲ 금융권역간 당기순익 규모 및 점유율    © 서울파이낸스

 
은행은 장단기 예대업무(내ㆍ외국환), 지급결제업무 등 고유업무 외에 신탁ㆍ신용카드와 같은 업무를본체 내에서 겸영할 수 있고, 거의 모든 금융업무를 부수업무로 수행할 수 있으며, 자회사 혹은금융지주회사를 통한 증권ㆍ보험업 진출 역시 사실상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취급하는 상품도 은행의 경우, 보험?증권사 상품등 현존하는 금융상품의 거의 대부분을 판매 할 수 있다. 비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성 있는 겸영업무가 많지 않으며, 부수업무의 범위도 협소하고, 자회사나 금융지주회사 설립도 사실상 제약받고 있다.
 
특히, 보험사에 허용된 부수업무의 경우 대부분 은행에 허용 되었거나 수익이 거의 없는 보험사 본체 영위에 따른 기본적 업무에 대한 나열에 불과하며 엄격한 Positive 방식을 적용받고 있다. 
 
█ 방카개방 '시기상조'
금융겸업화를 위해서는 금융권간 상호진출이 전제되어야 하나 은행업 진출에 대해서만 소유 또는 업무진입 제한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상호진입의 균형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으며,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의 경우 현행 증권회사나 신탁회사에게도 겸영이 허용되나 보험회사에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보험회사에는 2005년부터 신탁업의 겸영이 허용되어 있고 재무설계에 기반한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투자자문업 및 투자일임업의 영위가 필요하나, 허용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타금융상품의 취급에 크게 제약이 있고 재무설계를 통한 서비스 제공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수입의 획득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예금보험료제도 등에 있어서도 금융권간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금융권별 계약자의 예금보험한도는 5,000만원으로 동일하지만 내는 보험료는 은행 0.1%, 증권 0.2%, 보험 0.3%로 은행에 비해 제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처럼 우월적 지위에 대한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상태에서 방카슈랑스가 추가적인 개방이 된다면 보험산업은 미처 일어서보기도 전에 주저않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경제금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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