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무방비, 국내 보험산업 '바람 앞 등불!'
M&A 무방비, 국내 보험산업 '바람 앞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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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험그룹들 아시아 시장 '눈독'
경영권 확보시 기업가치 상승 '매력적'
대형국내사 vs 글로벌 보험사 대결구도 
 
[서울파이낸스 김주형 기자]<toadk@seoulfn.com>FTA등 단일 시장화가 진척될수록 선진 보험사들간 글로벌시장에서 인수합병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보험시장도 적대적 M&A에 노출가능성이 커져 머지않아 보험산업의 빅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생보사 상장등으로 인한 자본확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내 보험산업은 M&A를 통한 글로벌 외자계 생보사들의 진출과 몇몇 국내 대형사들만이 살아남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과거 10여년 동안 보험산업은 90년대 이후 강한 자본화 경향, 저금리 및 투자수익 하락과 금리보증형 사업의 압박, 규제완화 및 경쟁 격화, 방카슈랑스의 확대 등 중요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선진보험그룹의 글로벌 추세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는 이 기간중 글로벌보험그룹들은 강한 합병 트렌드를 보여 왔으며, 주요 모델은 M&A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전에는 M&A가 구미 등 선진시장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다가 2000년 이후에는 아시아,남미등 신흥시장에까지 확산되고있다. 한국시장도 선진보험그룹들의 M&A영향권에서 예외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글로벌 보험사 12곳, 130개 보험사 인수
1990년대 M&A를 활성화시킨 주요한 요인의 하나는 방카슈랑스의 활성화로 분석되고 있는데 금융기관의 수익 저하에 따른 대안으로 교차판매, 판매채널 및 자산관리의 시너지 효과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방카슈랑스 움직임이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하다.

유럽은 금융그룹의 체계가 보편화되어 이에 적합한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속에서 보험회사를 포함한 금융기관들간 대규모 합병이 활성화되고 있다. 남유럽의 경우 방카슈랑스가 특히 성공적이었는데 이는 시장에서 은행의 신뢰도가 타금융권에 비해 높고, 생명보험 상품을 단순 설계하여 보험판매가 용이하게 했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 역시 은행의 신뢰도가 높고 내년 4월 보장성보험이 확대개방될 경우 판매가 은행창구에서 용이하도록 단순설계될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시장 점유율 1%를 초과하는 대형보험회사 23개사의 1998년과 2004년 보험료 증감율을 분석한 결과 총 12개의 글로벌보험회사중 10개사가 점유율이 증가한 반면 단일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보험회사는 11개사 중 5개사만 증가해 글로벌 보험회사의 성장이 월등하게 높았다.<표참조>
▲  전세계 보험그룹 시장점유율 현황   © 서울파이낸스
12개의 글로벌 보험회사는 총 1,040억불의 보험료를 가진 130개의 보험회사를 인수하였으며 인수로 인해 증가된 보험료가 2004년 전세계 생명보험료의 5.6%로 세계 보험료증가율(8.4%)의 2/3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수익창출을 위해 글로벌 보험사들의 M&A를 통한 고성장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보험그룹 국내진출 '러쉬'
이처럼 글로벌 보험사들의 합병을 통한 전세계 보험시장으로의 진출이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보험시장도 안정권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이미 많은 외자계 보험사들의 국내시장에 진입해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FTA등 단일시장이 가속화 될수록 M&A에 적극적인 유럽계 보험그룹의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M&A를 통해 가장 괄목하게 성장한 보험회사그룹은 AVIVA 그룹(영국)과 AIG(미국)로 나타났다. Manulife,Metlife, Aegon, Prudential, Generali, Zurich FS,ING,AXA등도 인수합병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선진 보험그룹 인수합병 실적     © 서울파이낸스

M&A를 적극적인 12개 글로벌 보험그룹중  AIG,ING,메트라이프,푸르덴셜,알리안츠,악사등 절반인 6개사가 이미 국내에는 진출해 있다.
 
최근 교보자보를 인수한 AXA는 추가적으로 생보사 인수는 물론 랜드마크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국내에서 금융그룹으로의 입지를 굳히려고 하고 있다.
 
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 역시 솔로몬 사장이 직접 국내 생보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천명한 상태이며 같은 미국계 보험사인 ACE역시 국내 중소형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보험사인 AVIVA도 다양한 각도로 국내보험시장 진출을 모색중이다. 감독당국 역시 외자계 생보사들의 진출에 대해 현재 난립하고 있는 생보시장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신규진입보다는 인수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국내 보험시장도 M&A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 보험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게 되면서 자체성장의 한계에 봉착하자 M&A가 활발하지 않은 아시아, 남미와 같은 신흥시장은 글로벌 생명보험회사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적대적 M&A가능성 커
해외 글로벌 보험사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국경간 M&A에 있어 인수회사의 수익은 불확실하나 자국간 M&A보다 피인수회사의 수익은 눞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분     © 서울파이낸스
즉, 인수회사의 입장에서 있는 대부분의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국내기업에 비해 비교적 비싼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장기적 글로벌화 추구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인수 후 인수회사가 피인수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인수회사의 가치와 두 기업의 가치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경영권 확보한 경우 기업가치 상승분   © 서울파이낸스



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국내 보험시장은 M&A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선진 글로벌 보험그룹들은 아시아 시장을 M&A를 통한 새로운 수익처로 생각하고 있으며 경영권 확보가 기업가치 상승에 매력적인 요건임을 알고 있다는 결론이 난다.
 
적대적 M&A에 노출된 국내보험시장은 말그대로 발등에 불 떨어진 셈으로 특히 선진 보험그룹들의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방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 삼성등 대형사외엔 '생존 위기'
보험업계에서는 이같은 글로벌 보험그룹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국내보험시장의 판도는 몇몇 대형사들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순혈주의를 추구하는 삼성생명과 현재 경영권 확보가 관건인 교보생명등 몇몇 대형사와 외자계 생보사들의 힘겨루기 양상을 띄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순혈주의를 중시하는 특성상 타 생보사 인수보다는 상장을 통한 몸집불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보장성 보험을 강화하면서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튼튼히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금산법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도 빠른시일내에 어떤 형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사 상장 1호로 유력시 되고 있는 교보생명은 연말 상장에 앞서 3000억원 규모의 해외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교보생명은 우호적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외국계금융기관들은 단순지분투자를 넘어 경영권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시급한 상태다. 이미 적대적 M&A에 노출된 상태라 볼수 있다.
 
악사,푸르덴셜등 외자계 투자자가 증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성사된다면 교보생명의 지분구조는 자산관리공사 33%, 신창재회장과 특수관계인 50%, 외국계10~15%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자계 금융기관들의 지분참여가 있다해도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대부분 글로벌 보험그룹의 관심이 크다는 점에서 안심할수는 없는 상황이다.

상장이 이뤄진다면 회사별 장점에 맞춘 자유로운 상품출시가 많아지고 금리적용이나 판매수수료에 대해서도 중소형사보다 대형사가 여유가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소형사들간에도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불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결국 국내보험시장은 몇몇 대형 보험사들과 글로벌 보험그룹간의 경쟁구도로 구조적인 재편이 빠르게 진행될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이미 외자계 보험사들의 국내 점유율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이나 생보상장등 여러가지 요인들을 고려하면 국내보험시장은 대형사들간 경쟁구도로 갈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적인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경제금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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