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서울 집값에 '탈서울' 현상 심화
출구 없는 서울 집값에 '탈서울'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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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부동산 수요가 서울에서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탈(脫)서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교통여건 개선, 서울의 전세값 상승, 상대적인 저렴한 집값 등이 부동산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12일 KB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전체 서울 아파트 평균 중위가격은 6월 말 기준 6억211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6억267만원) 처음으로 6억원을 돌파한 뒤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것으로 '중앙가격'이라고도 한다.

서울의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중간가격도 3억65만원으로, 역대 처음 3억원을 넘어섰다. 전용 4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작년 1월만 해도 2억4190만원이었으나 1년 반 만에 24.3% 상승했다.

전세값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2014년 9월에 3억47만원을 기록하며 3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6월말 기준 4억988만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주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서울에서 21만7000명이 빠져나간 반면, 경기도는 40만2000명이 유입됐다. 인천도 같은 기간 1000명이 순유입됐다.

이처럼 경기도의 순유입 인구가 많은 것은 전세난 때문에 서울에서 살던 인구가 가까운 경기도로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세값으로 경기도에서 내 집 장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탈서울 행렬이 꼬리를 문 것.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775명을 대상으로 '탈서울 의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446명 중 55.8%가 서울을 떠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서울을 떠나고 싶은 이유 1위는 '주거비용 부담'(62.3%)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탈서울 현상은 경기도 미분양 주택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도 김포시의 경우 탈서울화로 인구 유입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2월 2377가구에 육박했던 미분양 주택수는 올해 3월말 기준 88가구로 1년여 만에 96% 감소했다. 현재는 약 35가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한 가구도 남아있지 않다.

여기에 경기와 인천의 입주물량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탈서울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여 가구인 것에 비해 경기도는 9만여 가구, 인천지역도 2만 가구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후 입주물량이 급증하며 서울 집값이나 전세값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일반 직장인들이 내집 마련은 사실상 어렵다"며 "최근 수도권의 교통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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