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횡령에 리베이트 '의혹'…동아제약, 창사 이래 최대 위기
700억 횡령에 리베이트 '의혹'…동아제약, 창사 이래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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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쏘시오 알앤디 센터. (사진=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체제 '흔들'…제약업계, 수사확대에 '촉각'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동아제약이 창사 85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5년부터 이어진 검찰 리베이트 수사로 임직원 8명이 구속됐고 오너가의 강정석 동아쏘시오 회장은 지난달 말 검찰소환 조사를 받고 신병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강 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동아제약 그룹 전반으로 경영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강 회장의 취임 6개월 만에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사상 최대의 '위기'에 마주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올해 1월 강 회장이 지난 35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강신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승진한 뒤 3월에는 압수수색, 지난달에는 검찰 소환 등 연달아 '악재'가 터져 나온 탓이다.

강 회장은 지난달 27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출석해 회사 자금 700억원을 빼돌렸는지, 5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 제공에 관여했는지 등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병처리 수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검찰이 강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경영 공백'이 더해질 전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50대인 강 회장의 취임에 맞춰 계열사 사장단을 40~50대로 일괄 선임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으나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리베이트 의혹에 발목 잡힌 셈이다. 연구개발(R&D)을 강화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겠다던 강 회장이 부재할 경우 회사의 성장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국내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수사가 업계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검찰이 오너를 직접 소환 조사할 만큼 불법 리베이트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영업담당 임원이 아닌 제약사 오너를 소환한 건 이례적이다.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수사를 담당하는 부산지검은 올해 초 LG화학 생명과학본부(구 LG생명과학)와 중견제약사 휴온스를 압수수색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부산지검이 동아제약 리베이트 수사를 이어오면서 다른 제약사 수사도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제약사가 수사 대상에 올라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제약업계의 특허권 남용 관행 실태점검에 착수하면서 업계가 옴짝달싹 못 하는 분위기다. 공정위는 다국적 제약사 39개사, 국내 제약사 32개사 등 총 71개사를 대상으로 복제약 '역지불 합의' 등 경쟁제한 행위에 대한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역지불 합의는 신약 특허권자가 신약 출시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복제약 제조사에 대가를 지불하고 복제약 출시를 지연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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