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유동성 축소 부작용 대비해야"
이주열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유동성 축소 부작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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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CB 포럼 참석 후 공식발언…"긴축발작 가능성은 낮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초저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흥국의 긴축발작이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유동성 축소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확실히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총재는 4일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달 말 참석한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의 논의 내용을 전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매우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며 "그에 따른 주요국들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총재는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인상 단행과 함께 보유자산 축소를 예고한 것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고 유로지역의 경기 회복세 지속 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점을 들어 "금융위기 이후 10년 간에 걸쳐 초저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로 이어진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금융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은 낮지만, 신흥국의 대비태세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신흥국의 외환보유액 증가 등 대외건전성과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과 같은 금융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면서도 "다만, 그간 국제금융시장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흥국 입장에서 확실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도 이 같은 인식하에 주요국의 통화정책 추이, 글로벌 자금이동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ECB 포럼에서는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와 생산성을 어떻게 높여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전개됐다. 이 총재는 "그동안의 투자부진이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았던 데다 좀비기업 정리 등 기업구조조정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등에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평가했다"며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투자에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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