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위험회피에 급등…박스권 뚫고 1140원 중반 안착
환율, 위험회피에 급등…박스권 뚫고 1140원 중반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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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대신증권 HTS

물가 부진에도 '매파적' 연준 기조에 强달러
증시 약세·北 무인기 논란에 원화 하락 압력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원·달러 환율이 두달여 간의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뚫고 1140원 중반선에 안착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이 최근의 물가 지표 부진에도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데다 국제유가 급락, 북한 무인기 논란 등으로 위험회피가 고조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두드러졌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141.0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8.6원 오른 1144.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11일(1145.8원·종가기준)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1110~1130원선을 넘지 못하는 박스권 장세를 거듭해 왔다.

미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 여파로 미 달러화가 지지력을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미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받아든 지난 15일(1124.1원·종가기준) 이후 원·달러 환율은 20원 가량 급등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낙관적 경기 평가에 이어 주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나타내고 있다. 밤새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저금리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점도 위험회피와 함께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밤새 국제유가가 2% 대로 급락하면서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0.3~0.8%가량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49% 하락한 2357.53p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장중 1817억원을 순매도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국방부가 이날 북한 무인기 관련 발표를 내놓은 점도 위험회피에 일조했다. 지난 9일 인제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북한 금강군 일대에서 발진해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1141원에서 상승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에는 1142원선에서 상단이 막히면서 오전 10시 43분 1139.4원에서 바닥을 찍었다. 이후에는 재차 1141원선을 회복했고, 오후 들어 레벨을 크게 높이면서 오후 1시 42분 1144.5원에서 고점을 기록했다. 장 막판에는 1143~1144원선에서 공방을 벌이다 1144원에서 최종 거래를 마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가 아시아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고, 증시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로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커졌다"며 "북한 관련 긴장감도 영향을 미치면서 역외 달러화 매수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가상승세 둔화에도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외환시장이 상반기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반영하는 추세"라며 "그간의 레인지 장세를 벗어난 데 이어 1140원대 중후반에 형성된 저항선을 뛰어넘는지 두고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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