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銀 '망둥이식' 해외 진출 "괜찮나?"
국내銀 '망둥이식' 해외 진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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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선진국 따라가기' 경계론 대두..."中 진출 특히 신중해야"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대형은행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금융시장이 갖는 한계와 타 업종과의 심화되는 경쟁으로 인한 사업모델 재구축을 안팎으로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들의 이러한 적극적인 해외진출 의지에 대해 일각에서는 늦은 감이 있다는 시각과 함께 해외진출의 방법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5개 대형 시중은행들은 총 12개의 해외점포 신설을 통해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근의 국제경제의 흐름을 반영하듯 중국이 5개로 가장 많았으며 인도와 베트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도 진출 대상국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정부와 현지 상업은행 설립을 위한 의향서(LOI)르 체결하고 빠르면 상반기중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상업은행인 '신한크메르은행(가칭)'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이 외국 현지에 은행을 신설하는 첫 사례라는 측면에서 국내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캄보디아 진출을 통해 인도차이나 금융벨트를 구상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산유국인데다 최근에는 사회간접자본 건설이 활기를 띠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베트남보다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은행들이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중국시장 진출.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은 '외자은행 관리 조례'를 통해 외국계 금융회사의 리테일 금융에 대한 감독 강화에 나섰다. 새 외자은행 관리 조례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회사가 위안화 업무를 위해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2011년까지 예금과 대출 비중을 100대 75로 맞추도록 한 예대비율 조항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 텐진 지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위안화 여신규모는 4억4000만위안, 위안화 예금은 6600만위안으로 대출 비중이 예금에 비해 6배가 넘는 예대비율을 가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또한 전체 위안화 여신규모가 수신보다 5배가 넘는 구조이다.

중국당국은 이를 위해 5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줬지만 은행 관계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내 법인화 전략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글로벌 은행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예대비율을 맞추기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라며 "선진 은행들에 비해 뒤늦게 진출했던 점이 리테일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에 지점을 가지고 있는 외국계 은행은 CITI, HSBC, SCB, ABN Amro, 미즈호은행, 도쿄미쓰시비시은행, 홍콩동아은행, 항생은행, DBS 등에 이르며, 특히 유럽이나 미국의 금융기관은 1990년대 이후 중국, 인도 뿐 아니라 잠재성이 큰 신흥국가로의 진출을 가속해 왔다. 특히, 씨티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합병이나 출자를 반복하며 리테일 금융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은행이 진출하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는게 사실이다.
선진금융기관은 중국의 규제완화 직후 진출함으로써 초기단계에서부터 시장규모 확대로 부터 얻어지는 사업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법인고객과의 글로벌 연대를 통해 판매채널 또한 초기에 확보할 수 있었다.
 
관련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라도 신흥국가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며 "선진금융기관들을 따라가는 식의 해외진출은 오히려 해외진출의 취지와 목적을 제대로 살릴 수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산업은 다른 리테일 업종에 비해 규제의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참여 규제 및 영업상 규제, 상품에 관한 규제, 금리·요율에 관한 규제 등의 항목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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