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사상 최대 운용자산에도 '울상'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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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금융감독원

자산 927조원·수수료 수익 9.1%↓…주식형펀드 환매·사모펀드 비중 확대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코스피가 23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운용자산은 늘어났지만 운용 보수율이 높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175개 자산운용사의 총 운용자산은 927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조원(2.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기간 펀드수탁고는 486조원, 투자일임계약고는 440조원으로 17조원, 3조원 각각 늘어났다.

굴리는 돈은 역대 최대로 늘어났지만 코스피 지수가 6년 만에 박스권을 벗어나면서 고질적인 펀드 환매 행진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던 공모펀드는 227조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7조원 증가로 전환했지만 이는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12조3000억원의 자금이 몰린 영향이 컸다.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와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입 기반이 되는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4조9000억원의 돈이 고스란히 유출됐다. 주식형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6월 67조원에서 같은해 9월 62조6000억원으로 축소된 이래 올 1분기 57조3000억원까지 쪼그라들며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 수수료가 싼 사모펀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 수탁고는 260조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10조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 말 대비 469억원, 영업이익은 249억원이 줄어들었다.

다만 전체 당기 순이익은 1121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433억원(62.9%) 증가했는데 지분법이익 등을 반영함에 따라 영업외수익이 408억원 확대됐고 영업외 비용을 259억원 절감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결국 자산운용사들은 본업보다는 투자와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 주력해 수익을 늘린 셈이다.

자산운용사 숫자는 1분기 중 175개사로 지난해 말보다 10곳이 늘었다. 그러나 175개사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102개사로 58.2%에 그쳤다. 지난해 말(65.5%)에 비해 흑자회사 비율이 7.3%p 하락했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의 경우 100개사 중 54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54개사 중 36개사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나머지 18개사는 1년 이상이 경과한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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