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한테 10만원 보내줘"…말로 하는 모바일뱅킹 확산
"아들한테 10만원 보내줘"…말로 하는 모바일뱅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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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복잡한 스마트폰 뱅킹을 음성 명령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은행권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 "우리은행 계좌 잔액 보여줘", "신한은행 계좌에서 아들에게 10만원 보내줘"라고 말하면 즉시 실행되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말로하는 뱅킹'은 이미 상당 부분 구현된 상태다. 우리은행 자체 모바일뱅킹을 활용하면 모든 스마트폰에서 대부분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미래형 음성 거래는 별도의 인증이 필요없어진다. 거실 소파에 앉아 '말 한 마디'로 거래가 이뤄지는 이른바 '카우치뱅킹'이 구현될 전망이다.

◇은행권, 갤8 '빅스비'로 앱 실행 없는 거래 지원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은 2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8과 S8플러스에 탑재된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를 통한 음성기반 뱅킹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각 은행의 앱을 터치하지 않아도 음성을 통해 은행과 업무를 지시하면 바이오 인증을 통해 계좌 조회를 할 수 있다. 이체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면 음성 만으로 이체 역시 가능하다.

당장은 삼성전자 갤럭시8에만 이용이 한정되지만, 은행권의 음성 뱅킹 개발은 앞으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이번에 출시한 '음성인식 텍스크 뱅킹'은 향후 KEB하나은행이 추진할 인공지능 대화형 금융플랫폼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KEB하나은행

◇우리銀 자체 플랫폼…모든 스마트폰서 환전도 OK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자체 플랫폼을 통해 조회, 송금 뿐만 아니라 환전 등 대부분의 은행 거래를 음성인식으로 완성했다.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앱인 '원터치개인'만 실행 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iOS에서도 가능하다.

우리은행 '원터치개인'에서 '소리(SORi)'아이콘을 클릭하면 음성 명령으로 계좌조회와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도 할 수 있다. 일단 앱을 실행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안드로이드폰의 경우에는 퀵메뉴 기능을 통해 곧바로 음성 명령이 가능하다.

위비톡을 이용한 음성 간편 송금 서비스도 제공한다. 위비톡 대화창에서 송금 보내기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 명령만 내리면 별도의 송금 앱 설치나, 수취인 계좌정보 등록 없이 바로 송금이 가능하다.

음성 인식을 활용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는 기기와 어플리케이션 작동이 서툰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층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일반인도 복잡하게 여기는 메뉴 중심의 뱅킹 서비스를 '고객 주도'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수많은 거래를 메뉴로 모아놓고 고객이 찾아와 거래를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형 음성 폰뱅킹, 인증 과정 생략한 '화자인증' 화두

미래형 음성 뱅킹은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K뱅크)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부터 소파에 앉아서 음성으로만 은행 거래를 하는 '카우치뱅킹'을 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자인증'을 통해 인증 방식을 전면 생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음성인식 뱅킹은 음성 실행 후에 별도의 인증 수단이 필요하지만, 목소리 만으로 본인 인증도 완료해 '말 한마디로 끝나는 거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대주주인 KT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인 '기가지니'를 활용한 '화자인증' 기술 적용을 준비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단순하게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고, 또 다시 인증을 거쳐야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보이스 인증이 가능하도록 구현하겠다는 목표"라며 "화자인증은 세계적으로 기술 개발이 덜 된 상황인 만큼 시장 검토·분석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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