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 1.1% '깜짝 성장'…연 3%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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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지속된 0%대 늪 탈피…건설·설비투자·수출 성장세 견인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우리 경제가 1분기 중 1.1% 성장하면서 사실상 2년여 간 지속된 0%대 성장의 늪을 벗어났다. 건설과 설비투자, 수출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그간 정부정책 주도로 간신히 끌어온 경제 성장세가 질적으로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성장률의 출발점인 1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면서 3% 성장 달성 기대감도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앞으로 분기당 0.5% 씩만 성장하더라고 한국은행이 앞서 제시한 2.6%는 상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2년 만에 1%대 성장세…연 2.6% 성장률 상회 '무난'

한국은행은 2일 '2017년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내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1.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속보치 대비 0.2%p나 상향 조정된 수치다.

분기 성장률이 1%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3분기(1.3%)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로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2015년 3분기를 제외하면 2014년 2분기(0.6%) 이후 0%대 성장세가 지속됐다.

올 1분기 달성한 1.1%의 성장으로 사실상 2년 반 가량 지속된 0%대 성장세를 탈피하게 된 것이다. 특히 건설과 수출 등 민간 부문이 주도한 성장세인 만큼 그 질도 종전보다는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 부장은 "1분기 성장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 등이 주도했다"며 "정부가 떠받치는 성장 대신 민간 주도의 성장세가 이뤄지면서 성장의 질이 더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중 민간의 성장률 기여도는 1.3%p를 기록한 반면, 정부 기여도는 0.2%p 수준이었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 2분기부터 4분기 실질 GDP가 분기당 0.5% 씩만 성장하더라도 연간 성장률이 2.68%로 높아지게 된다. 한은이 지난 4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2.6%)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분기당 0.7~0.8%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에는 3% 성장에도 바짝 다가서게 된다. 지난 2014년(3.3%) 이후 3년 만에 3%대 성장률 달성도 가능해진 것이다. 김 부장은 "1분기 성장률 호조는 출발점이 높아진 것이기 때문에 2~4분기에 똑같이 성장하더라도 연간 성장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분기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건설 '끌고' 수출·설비투자 '밀고'…제조업 6년여 만에 '호조'

1분기 성장률 호조는 아파트 건설 호조와 수출 회복 효과가 주도했다. 건설투자는 1분기중 6.8% 늘어나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을 1.1%p나 끌어올렸다. 건설업 성장률은 5.3%로 높아져 지난 2009년 1분기(6.2%) 이후 32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누적됐던 건설기성액이 1분기중 크게 반영된 여파다.

김 부장은 "건설투자는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크게 늘어난 아파트 분양의 건설이 다수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증대 효과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장기 부진을 지속했던 제조업 생산은 1분기중 2.1% 증가하면서 2010년 4분기(2.2%) 이후 25분기 만에 가장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는 호황을 맞은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1분기중 4.4% 증가했다. 전체 성장률에는 0.4%p를 기여했다. 수출도 2.1% 성장하면서 2015년 4분기 이후 최고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4.8%)으로 늘면서 순수출은 성장률의 0.8%p를 깎아먹었다.

◇'소비 위축' 우려는 지속…저축률 외환위기 직후 수준 치솟아

다만, 수출과 투자와 함께 경제 성장의 중요 축을 담당하는 소비 부문의 경우 부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국내 가계도 소비가 위축되는 경향이 지속된 탓이다.

이에 민간소비는 1분기중 0.4% 증가에 그쳤다. 전분기(0.2%)대비해서는 다소 높아진 수치지만, 민간소비가 지난해 1분기(-0.1%) 이후 4분기째 0%대에 머무르고 있다. 민간 소비지출의 성장기여도도 0.2%p 수준에 그쳤다.

내수 소비와 직결된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1.7% 증가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3분기(1.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도소매업종와 음식숙박업 생산이 1.1% 급감했고, 운수 및 보관업 생산도 0.1% 감소한 여파다. 금융보험부동산 업종만 0.6% 성장했다.

소비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저축률과 투자율로도 증명됐다. 1분기 총저축률은 36.9%로 전분기보다 1.1%p 급등했다. 지난 1998년 3분기(37.2%) 이후 가장 높았다.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국내총투자율도 30.5%를 기록해 2012년 2분기(32.8%)이후 가장 높았다. 최종소비지출의 경우 전분기보다 0.9% 증가한 267조6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김 부장은 "신제품 출시를 앞둔 휴대폰 구매 연기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소비 회복세가 미흡했다"며 "다만,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은 앞으로 회복세가 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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