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상표권 협상' 돌입…금호타이어 매각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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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만기 연장 주주협의회 부의…'상표권 허용' 압박
산은, 금호아시아나-금호석화와 접촉
관건은 '기간'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채권만기 연장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부의했다. 동시에 상표권을 공동 소유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석유화학과 상표권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만기도래하는 금호타이어 채권 1조3000억원을 3개월 연장하는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부의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전날 주주협의회에 안건을 올렸고, 15일까지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회신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이번 의사결정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통상적인 안건보다 회신 기간을 길게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채권금융기관들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채권 2조2000억원 중 1조3000억원이 이달 말 만기 도래할 예정이다. 이에 주주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실무진 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 연장 필요성과 기업인수합병(M&A) 추진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KDB산업은행은 채권 만기 연장 카드를 활용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DB산업은행은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상표권 허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만약 오는 9월23일까지 금호 측으로부터 상표권 사용을 허용받지 못하면 더블스타와의 매각 절차는 수포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번 채권 만기 연장 카드를 기점으로 매각 협상에도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KDB산업은행은 채권 만기와 관련된 주주협의회 회의를 거친 이후인 지난달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과 상표권 협상에 들어갔다. 또 '금호'(KUMHO) 상표권을 공동으로 갖고 있는 금호석유화학과도 이날 오전 협상을 시작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금호석유화학과 협상을 진행한 결과, 더블스타에 상표권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에는 기본적으로 이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허용 기간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5년간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이후 15년을 추가로 사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금호' 상표권 소유주가 법적으로 명확히 결론나기 전까지는 일단 두 회사를 상대로 투트랙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년간 금호 상표권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작된 '상표권 분쟁'은 현재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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