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호서대, '바닷속 통신 기지국' 만든다…수중통신망 연구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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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항 서쪽방향 10km 수심 25·800m서 사진·문자 송수신 시연
수중통신망으로 수중재난부터 잠수함탐지·어족자원까지 관리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지구의 마지막 통신 음영지역인 '바다'. 지구의 70% 면적을 차지하는 바다 속 통신 기지국을 만들기 위한 수중 통신 기술이 공개됐다.

SK텔레콤과 호서대는 인천 남항 서쪽 10km 해상, 수심 약 25m 깊이, 송수신 거리 약 800m 환경에서 LTE 방식을 활용해 바닷속 통신기술 시험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수중 통신기술은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 탐지 등 국방용 수요는 물론 △수산 먹거리 안전을 위한 방사능·패류 독소 감시 및 적조 모니터링 △쓰나미·해저 지진 조기 경보 등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전세계 국가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호서대와 SK텔레콤은 이날 바닷속 수온과 염도·조류속도 등 10여가지의 정보를 측정, 이를 음파(3~70KHz)에 LTE(OFDM 변조) 주파수를 얹는 방식을 활용해 문자(Text)와 사진 데이터를 20초 간격으로 연속 송수신하는데 성공했다.

▲ 호서대와 SK텔레콤은 이날 수중통신망을 활용해 사진 데이터를 20초 간격으로 연속 송수신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전송은 재난 상황, 구조물 붕괴 등에 대한 상황을 수중사진을 전송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사진=이호정 기자)

연구진은 이날 기술시연에서 문자와 사진 데이터의 실시간 사진 전송을 선보여 향후 수중망에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이 수중기지국에 집적된 뒤 해상부이를 통해 육상으로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실증했다.

서해 인천 앞바다는 특히 바닷물의 혼탁도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 수중 통신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이번 시연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수중 통신망의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고학림 호서대 교수는 "바닷속에 수중 기지국을 만드는 수중통신 방식 실증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며 "이번 시연을 통해서 수중기지국에 집적된 각종 데이터가 수중 통신을 통해 해상부표 전달에 성공, 수중 기지국 테스트베드 조성을 위한 핵심 연구 단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 수중통신망 구조도 (사진=SK텔레콤)

◆수중통신 '고속도로' 닦아 바닷속 정보 퍼올린다

수중 기지국 기반 통신망은 크게 '수중 센서-수중 기지국-해상 통신 부표'로 구성된다.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는 기지국을 거쳐 해상 통신 부표로 전달되고, 이 데이터가 다시 위성·LTE 등 통신망을 거쳐 지상으로 전송되는 구조다. 물 속에서는 음파를, 공기 중에서는 전파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수중 기지국은 '바닷속 통신 고속도로'에 비유된다. 수중 기지국을 설치해 지름 20~30km 지역내에서 수중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와 통신하면, 간섭을 최소화하고 저전력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음파를 활용한 1대 1 통신과 비교할 때 변동성이 심한 수중 통신 환경을 극복하고 저전력·체계적 운용이 가능해 실시간·장시간 수중 관측이 가능하다.

또 바닷속 유선통신망과 비교할 때,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구축·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수중통신기술을 활용하면 기지국 주변 수중 소음 센서를 이용, 잠수함 등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국방용으로 이용 가능하며, 해양 선박 사고 발생시에는 수중 기지국을 사고 위치에 설치해 잠수부나 수중 로봇과의 통신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기지국 주변에서 바다물의 해류·수온·염도·조류 속도·PH(수소이온농도) 등의 빅데이터를 확보해 수자원 보호 및 해양 환경 연구 등에서도 획기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중 통신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수중 확대를 위한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서해 바닷속 기지국 설치 망설계 기술 첫 공개

호서대와 SK텔레콤은 기지국 기반 수중통신망 연구를 위해 올 10월께 서해안에 실험망(테스트베드) 구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2020~2021년 실험망을 최종 완성한다는 로드맵도 설정했다.

양측은 오는 10월 수중 실험망의 기지국~해상부이간 통신망(백본망) 구축을 목표로 △7월까지 실해역 측정 △9월 실증 시험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수중기지국과 수중센서간 통신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SK텔레콤은 이날 수집중인 수중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닷속 수중 기지국 건설을 위한 해저 망 설계기술 연구 현황을 공개했다.

▲ 수중 통신망 연차별 연구 개발 일정 (사진=SK텔레콤)

수중 통신망 설계 기술은 바닷속 해저 기지국의 위치 및 커버리지 등을 정하는 것으로, 해저 통신망 사업의 핵심이다.

그간 지상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전파예측 모델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바닷속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기지국 기반의 수중 통신망 연구를 위해 한국의 해안선과 해저 지형정보에 적합한 한국형 수중 통신망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수중망과 기존 육상망의 연동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수중망 설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호서대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원·경북대·인하대·중앙대·상명대·한양대 등과 공동으로 '기지국 기반 수중통신망 개발' 사업에 참여해 왔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은 현재 재난망(PS-LTE), 철도망(LTE-R), 해상망(LTE-M) 및 수중망(DUMCN)에 대한 독립적 설계 및 연동 설계 기술 능력을 국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센싱 기반의 IoT 망 설계 최적화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수중 통신망의 설계에 나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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