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해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채권단은 고심끝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연장해주기로 합의했다. 이제 더블스타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대한 합의만이 걸림돌로 남게 됐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결론은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게 매각하는 작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거액을 들였던 채권단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매각을 성사시켜 원금을 회수하고 차액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블스타 매각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간과할 수 없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금호타이어 매각에 반대했다. 매각을 통해 채권단이 이익을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호타이어가 차지하는 광주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측면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공약 1호인 일자리 창출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그 의지는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특히 금호타이어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광주광역시를 넘어 호남을 대표하는 상징적 기업이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넘어갔을 때 고용 불안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블스타가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장담할 수 없다. 그간 진행됐던 대형 인수·합병(M&A)을 보면 계약 전과 계약 후에 다르게 행동하는 인수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아직까지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용승계를 하겠다는 약속을 얼마나 지속할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더구나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던 상표권 사용 문제도 간단치 않다.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일정 로열티를 지불하고 글로벌 브랜드인 금호타이어를 사용하고 싶을 것이다. 반면 박 회장 입장에서는 그동안 애지중기 키웠던 브랜드를 넘기기 싫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매출의 몇 퍼센트를 사용료로 받아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닌,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키워온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을 뺏기고 싶지 않은 경영자로서의 본능일 것이다. 따라서 양측이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채권단이 만기가 다가오는 채무로 박 회장을 압박하는 것은 볼썽사나울 뿐이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더블스타에 매각해야 하는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어차피 매각가는 정해져 있다. 더블스타가 이 매각가를 한 번에 지급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돌아오는 채무도 연장해야 한다. 박 회장도 같은 조건이라면 인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혼자의 힘이 아닌 컨소시엄을 맺어 여럿이서 인수하겠다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됐다.

반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투입했던 돈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그런데 더블스타와 박 회장 모두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을 모두 내겠다고 했지만 박 회장은 원칙을 어겼기 때문에 더블스타와 매각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대우조선해양에 수조원을 지원한 것을 상기하면 현재의 모습은 표리부동(表裏不同)으로 보일 뿐이다.

더욱이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3개월 후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무 연장을 해줄 리는 없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산업은행이 부인해도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을 1조원이나 들여 사는 투자자가 있을까? 오히려 그렇게 높은 가격을 제시한 채권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공산이 크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3개월 후 금호타이어가 'Made in Korea'가 될지 'Made in China'가 될지. 궁금증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깊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