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짜리 고객이야?"...수신 경쟁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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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치액수따라 금리 차등...수익성 악화 우려
[서울파이낸스 공인호기자]<ihkong@seoulfn.com>특판예금이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금융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고금리 특판예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같은 정기예금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얼마짜리 고객'이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 각 시중은행들은 거액 예금자들에게는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적용해 최고의 금리대우를 해주고 있지만 소액 예금자들에게는 고시금리 수준의 최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이같은 금리차별은 교차판매의 대상이 주로 고액 자산가이며 소액 예금자들은 은행의 수익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수퍼정기예금'의 고시금리는 연4.3%이지만 1억원 이상을 맡기면 0.35%p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신한은행의 '파워맞춤정기예금'의 고시금리는 연4.1%이지만 영업점장 전결금리로 0.8%p 우대금리 적용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연5.1%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 행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3천만원 이상 고객에게만 해당되며 예금금액에 따라 최고 0.9%p 차등적용하고 있다.

외국계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차는 더욱 벌어진다.
씨티은행의 '웰빙예금'은 연4.8%의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1천만원 이하 고객은 가입조차 할수 없으며 HSBC은행 역시 3천만원 이하의 고객은 배제시켰다. SC제일은행의 '퍼스트정기예금'의 고시금리는 평균치보다 낮은 연3.8%지만 예금금액에 따라 최고 1.3%p나 우대금리 혜택이 가능하다.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금리확대 조치는 특판예금의 대부분이 1년 만기여서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의 대규모 인출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이 은행 수익성을 훼손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매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고금리 특판예금을 되파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각 시중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004년 2.87%에서 2005년 2.84%, 2006년 2.65%를 기록하며 점차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관련 전문가는 "여신금리는 낮아지는데 수신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시중은행 간의 금리경쟁은 제살 깎아먹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과도한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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