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넉달 만에 첫 감소…환율 바닥 확인에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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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은행

"환율 하락기 유보한 달러화 수출입대금 환전 늘어"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거주자 외화예금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초부터 꾸준히 하락해온 원·달러 환율이 4월중 소폭 반등하면서 그간 미뤄왔던 수출입 대금을 미뤄왔던 기업들의 환전 수요가 크게 유입된 영향이다. 개인들도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자 차익실현을 위한 일부 매도에 나섰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673억9000만달러로 전월대비 31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화예금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체 외화예금의 85% 가량을 차지하는 달러화 예금은 통상 환율 상승기에 줄고, 환율 하락기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초 달러당 121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월말 기준 1118.4원으로 급락하자, 달러화가 쌀 때 사두려는 개인 예금과 추후 환율 상승을 대기하는 기업 인출 지연 수요가 맞물리면서 외화예금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4월중에는 월말 환율이 1137.9원으로 올라서는 등 소폭 반등세를 보이면서 외화예금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석관 한국은행 자본분석팀 차장은 "지난 3월 외화예금 증가요인으로 작용됐던 환율 하락세가 주춤해지면서 조금이라도 달러 가치가 상승했을 때 매도하려는 수출기업들의 예금 인출이 확대됐다"며 "공기업들이 3월중 외화채권 발행을 크게 했다가 4월에는 채무 상환을 위한 실제 송금에 들어간 점도 달러화 예금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화예금 중에서도 달러화 예금이 23억5000만달러 줄면서 감소세를 주도했다. 전월에는 601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4월중 기업 달러화 예금만 22억5000만달러 줄었고, 전월 사상 최고 잔액이었던 개인의 달러화 예금도 1억달러 감소했다. 일부 차익실현 매도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엔화예금 잔액(37억7000만달러)의 경우 증권사의 주식대차거래 청산에 따른 담보금 송금과 일본계 금융회사의 배당금 송금 등이 반영되면서 4월중 4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유로화예금(29억8000만달러)은 대기업의 차입금 상환을 위한 해외 송금과 원화 사용을 위한 매도 등으로 1억2000만달러 줄었다.

위안화 예금도 대기업 수입대금 결제를 위한 예금운용 축소 등으로 1억4000만달러 감소한 12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달러화 등 기타 통화 예금은 5000만달러 감소한 1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관 별로 보면 국내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이 579억8000만달러로 전월대비 23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외은지점 잔액도 94억1000만달러에 그쳐 전월보다 8억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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