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건설사 해외수주…중동 시장만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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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해외건설협회

이란發 수주 훈풍에 중동 수주액 122% 증가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여전히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올해 1분기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이란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지만 수주액은 2006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 건설수주액은 122억790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굵직한 수주 낭보를 전한 중동지역이 84억74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37억8965만달러 보다 122% 증가했고 유럽도 54만달러에서 2억7838만달러로 무려 5만1452% 늘었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지난해 60억4638만달러에서 32억1552만달러로 47% 감소했고 태평양·북미 지역도 13억4662만달러에서 7106만달러로 95% 쪼그라들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역시 같은기간 각각 75%, 86% 감소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대림산업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 계약'(2조2334억원)과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규모의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3조8000억원), SK건설 '이란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4조1440억원) 등 대형 수주에 성공하며 해외수주가 다시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후 이렇다 할 수주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해외 수주가 부진한 이유는 '저가 수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건설사들이 해외보다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주택시장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해외에선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최근 하향세로 돌아선 상황도 해외 수주엔 악재로 작용한다.

때문에 건설업계는 현재 해외건설이 단순 도급에서 투자개발형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정부가 금융 지원에 더욱 힘써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투자개발형 사업 방식은 민간 사업자가 기획과 개발, 건설 등을 거쳐 운영까지 하면서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다. 항만, 도시 등 투자개발사업 수익은 도급공사의 2∼3배가량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건설 시장이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금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조성해 투자 실적이 쌓이면 민간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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