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간담회> "대우조선 정상화 협조에 감사"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조선사와 관련 협력업체의 경영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획일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여신을 회수해 자금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권에서 세심하게 살펴봐달라"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21일 오전 국내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신한·우리·KEB하나·KB국민·SC·씨티·부산·대구·광주·경남·제주·IBK기업·NH농협·수협·케이뱅크 등 15개 은행 CEO가 참석했다.
진 원장은 이날 참석한 은행장들에게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 추진 과정에서 은행권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협조해 준 데에 대해 감사하다"며 "향후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주주이자 채권자로서 회사 경영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현재 진행중인 신용위험평가가 강화된 평가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해운업 소속기업에 대해서 전수평가를 실시하는 등 고위험 업종에 대한 세부평가 대상 기업수를 확대하고, 신용위험평가체계 자체 점검과 개선을 통해 온정적 신용위험 평가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며 "정해진 기한인 7월 내에 평가를 완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이 은행 스스로의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른 자금중개보다는 각종 정책적 보증제도에 기반한 영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며 "이를 중장기적으로 개선해 은행 본연의 자금공급기능을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관리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리스크관리 노력 등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고 있지만, 가계대출 규모나 증가 속도를 볼 때 아직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며 "4월 이후 계절적 요인,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진 원장은 은행 건전성 제고와 여신심사 선진화 차원에서 은행 스스로 마련한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이행하고, DSR(총체적상환 능력비율)을 원활히 도입하라고 당부했다.
은행의 재무건전성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유럽발 위기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젤Ⅲ 추가자본의 단계적 시행, 위험가중자산 규제 강화, IFRS 9 도입 등 규제환경 변화를 고려해 적정 수준의 자본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부유보 등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자본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디지털뱅킹 부문에서 은행시장에 혁신과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온라인뱅킹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위한 은행간 경쟁과정에서 과도한 고객 모집행위나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영업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객 유치를 위한 과도한 프로모션이나 불완전판매를 유발할 수 있는 단기성과 위주의 경쟁보다는 금융이용자 편익 제고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금융혁신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대면거래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점포가 축소되는 현상과 관련해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고객이나 폐쇄점포 거래 고객 등에 대해서는 안내와 설명을 강화하고 대체수단을 마련하는 등 금융소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