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최근 20~30대 여성을 노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이나 금감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 중 20~30대 여성의 피해건수는 2152건으로, 전체 피해건수의 74%를 차지했다. 이들의 피해액은 전체 247억원 가운데 71%(204억8500만원)에 달했다. 같은 연령대 남성 피해액이 1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0배나 더 많은 셈이다.
김범수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20~30대 여성은 주로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목돈을 편취당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이나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전달책을 직접 만나 현금을 넘겨주는 사례도 적지 않아 피해금액은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기범에게 속아 돈을 송금한 경우 송금한 계좌에 피해금 남아 있다면 환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금을 직접 전달했다면 피해금 환급조차 불가능하다.
경찰과 금감원은 20∼30대 여성이 범죄에 대한 직간접 경험이 적어 보이스피싱 전화를 사실로 믿는 경향이 있고, 남성보다 사회 진출이 빨라 목돈을 모았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각 금융사에 20∼30대 여성의 고액 현금인출 요구가 있으면 보이스피싱 피해 위험 안내를 강화하도록 지도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피해사례와 사기범 목소리를 공개하기로 했다.
박찬우 경찰청 수사1과 경정은 "경찰청·금감원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강력히 단속할 것"이라며 "이런 전화를 받으면 해당 기관 공식 대표번호로 전화해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