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의 사업 속도가 빨라지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전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일부 건설사들은 자체 보증은 물론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까지 제시하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재개발·재건축 추진 단지 70여 곳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이는 지난해(77곳)보다 17%가량 줄어든 물량이다. 금액 역시 20조원 규모로 예상돼 24조원 안팎이었던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부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높이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남양주시 덕소3구역 재개발 단지에는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는 물론 호반건설 등 중견건설사까지 무려 16곳이 참여했다. 지난 1월에 열린 안양시 미륭아파트 재건축 지구 현장설명회에도 GS건설 등 11곳의 건설사가 참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해 조합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지난달 28일 마감한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3개사가 참여했다. 3.3㎡당 평균분양가는 △현대건설 3300만원 △대우건설 3313만원 △GS건설은 최저 평균분양가는 조합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적용과 함께 일반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주택의 중도금대출 보증을 직접하겠다고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 적용과 미분양 발생 시 3.3㎡당 3147만원에 해당 물량을 매입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GS건설은 그랑자이 브랜드를 사용하고 미분양 대책비 100억원을 부담한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시공사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인 시공사선정총회에서 결정된다.

서초구 신동아 1·2차 재건축 수주전에도 대형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GS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이 수주에 나서고 있는 만큼 조합에게 매력적인 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우선 강남·서초구에 이어 과천시 등 분양가 과열 우려가 있는 곳에 대해 가격 적정성 검토에 착수했다.

과천은 주공1단지 외에도 주공2, 6, 7-1, 12단지가 연내 일반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분양가 인상 릴레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도 과천 이외에도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을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등 굵직한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들 간 뜨거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정부가 고분양가 등 예의주시하는 것은 물론 조합들도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 입맛에 맞는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도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