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불확실 해소…外人, 'Buy 코리아'
실적 기대·불확실 해소…外人, 'Buy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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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만 2조7055억원 순매수, 지수 최고치 견인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연일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고 있다. '사드 리스크'와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등 껄끄러운 요인에도 불구하고 매수 기조를 지속하며 코스피 지수의 최고치 경신을 이끌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의 투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78(0.04%) 내린 2133.00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상승 뒤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203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8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에 같은 기간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 이달 수급주체별 순매수 동향. 외국인은 열흘간 2조7055억원 사들이며 코스피 연고점을 이끌었다.(표=키움증권 HTS 캡쳐)

외국인의 러시는 이달 들어 특히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까지 열흘간 2조705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달 한 달(20일) 동안 사들인 규모(3077억원)와 견줘 약 8.8배 뛴 수준이다. 이 기간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했다. 이에 전날에는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시가총액도 517조원으로 불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쓸어담은 데 힘입어 지수도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려 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2조7055억원 어치 순매수하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1.9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0.57%)에 비해 뚜렷한 오름세다. 특히 전날에는 2133.78을 터치,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움과 동시에, 지난 2015년 5월26일(2143.50) 이후로 종가 2130선을 처음 찍기도 했다.

외국인이 적극적 매수 흐름을 보이는 것은 우선 국내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는 것에 기인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수출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올 1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200 기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판단했다.

코스피시장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이 같은 긍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3년과 달리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우상향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연간 순이익 100조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이에 반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다른 신흥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외국인 수급에 있어서 우리 증시가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는 4월 실적 발표 예정인 기업들이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외국인의 러시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것도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를 외치는 요소가 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조기 대선으로 국정 컨트롤 타워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외국인의 투심을 자극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무디스 등 국제신용 평가사들은 박 대통령의 탄핵이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스테펜 딕 무디스 부사장은 "차기 대통령이 한국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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