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vs 팔도, '라면시장 3위' 놓고 신경전
삼양식품 vs 팔도, '라면시장 3위'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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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각 사

3위 넘보는 팔도…삼양 "불닭시리즈로 마케팅 강화"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라면시장에서 삼양식품과 팔도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4위에 머무르고 있는 팔도가 최근 3년 동안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면서 삼양식품의 3위 자리마저 넘보는 기세다.

▲ 표 = AC닐슨코리아

14일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4년 삼양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12.8%에서 2015년 11.3%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점유율 역시 10.7%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더 떨어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팔도는 2014년 7.3%에서 지난해 8.7%로 1.4%포인트 오르면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젠 이들의 격차는 불과 2%로 간극이 점점 좁아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3~4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삼양라면은 2013년 오뚜기에 이미 2위 자리를 내줬는데, 최근에는 비빔면의 강자인 팔도에게 3위 자리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라면의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양식품은 1989년 '우지 파동'으로 80~90% 육박하던 점유율이 10%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농심에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라면의 원조라고 불리는 삼양식품이 경쟁사인 농심과 오뚜기가 다양한 제품들과 마케팅을 시도하는 동안 두 손을 놓은 탓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에 삼양식품은 그간 신제품 개발에 밀린 것을 만회하기 위해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정도로, 이미 '수출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삼양식품의 간판브랜드 '삼양라면'의 지난해 점유율이 6.1%, 전체 라면순위서 4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특히, 올해는 마케팅 집중여부에 따라 삼양식품이 3위 자리를 지킬지, 팔도에게 넘길지가 결정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양식품이 '쿨불닭비빔면'을 내놓으며 불닭시리즈를 강화해 비빔면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이미 팔도를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해 3월에는 '치즈불닭볶음면', 8월에는 '불닭볶음탕면'을 출시해 불닭 브랜드를 확장했다. 또 11월에는 김치찌개면으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1월에는 한정판으로 기존 불닭볶음면보다 두 배 매운 핵불닭볶음면을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가 이미 내수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불닭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의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팔도의 최근 행보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팔도는 지난 2015년 7월 프리미엄 짜장인 '팔도 짜장면'을 출시하면서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세프를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어 11월에는 '팔도 불짬뽕'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각각 연매출 200억원씩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간판브랜드인 '팔도비빔면'의 매출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350억원, 2015년 360억원에서 지난해 460억원(2분기는 200억원 수준)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팔도비빔면은 전체 라면 부문매출액(2400억)에서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는 8위다.

팔도는 팔도비빔면을 최근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 제품 대비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1,2' 한정판 제품을 다시 선보이며 여름시장 마케팅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현재 라면시장 점유율 3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망에 대해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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