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국내증시] "기업 실적에 달렸다"…美·中 이슈 영향 '미미'
[탄핵 이후 국내증시] "기업 실적에 달렸다"…美·中 이슈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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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해소 당분간 '안도랠리'…브라질도 탄핵 후 상승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지난 10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면서 향후 국내 증시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여기에 발표 예정인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지수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굵직한 대외 이슈는 변수로 거론된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24p(0.97%) 상승한 2117.59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만에 종가 2100선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5.02p(0.24%) 오른 2102.37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의 엿새 연속 매수 기조와 시총 상위주들의 호조에 힘입어 상승폭을 크게 늘려나갔다.

장중에는 2120.09를 터치, 종전 연중 최고치(2112.58)을 갈아치웠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미국 증시 호조로 투자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브라질의 경우, 증시는 반등 흐름을 이어간 바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대통령 탄핵 당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증시 반전의 선결조건이었다"며 "그 동안 글로벌 증시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에는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한 몫 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에 더해, 발표 예정인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부양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코스피200 기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잠정 집계된 상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수출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대외 악재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로 갈수록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는 어닝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모두 매력이 있는 상황"이라며 "어닝 측면에서는 이전 3년과 달리 이익 전망치가 우상향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연간 순이익 100조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밸류에이션도 다른 신흥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외국인 수급에 있어서 우리 증시가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류용석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경기 흐름은 올해 중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기업들의 굳건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힘입어 향후 지수는 우상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중국발(發) 이슈는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예상 대비 큰 여파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당장 오는 14~1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과 2월 고용지표호조 등을 감안할 때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보고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월 대비 향상된 미국 고용지표와 실업률에 따라 이달 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올해 연준이 3번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 역시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임혜윤 연구원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인상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과거 대비 적을 것"이라며 "과거 금리 인상 이슈 부각 당시 상승했던 신흥국 위험지표 EMBI 스프레드는 최근 오히려 하락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노골적 경제 보복 조치도 국내 증시를 움찔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 배치 관련, 중국 측의 통상 보복 조치에 대한 시장 우려 핵심들을 감안하면 '사드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면서도 "현재는 리스크의 8부 능선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4월 미·중 정상회담 실시와 성주포대 내 사드 이전배치 조기화, 국내 신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등을 고려할 때 관련 파장은 4월을 전후해 고점을 형성하고 가라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대국굴기 내지는 주변국 길들이기 시도가 양국간의 통상 및 외교관계의 완전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드 관련 리스크는 단기 파장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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