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종가 201만원 터치…액면분할은 '아직'
삼성전자, 종가 201만원 터치…액면분할은 '아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종가 기준 201만원을 돌파하면서 액면분할(자본금 액수는 그대로 두고 주식 가격을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0% 오른 201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다시 갈아 치웠다. 전날 상장 42년 만에 종가 기준 200만원을 돌파하는 새 역사를 쓴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 때 사상 최고가인 201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액면분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커진다.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소위 황제주를 액면분할하면 그동안 '그림의 떡'이었던 주식을 소액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살 수 있게 되기 때문. 10만원짜리 1주를 1만원으로 나눠 10주로 만드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시장에서 액면분할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증가시켜 주식 유동성을 높이고 주가상승도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대표 황제주였던 아모레퍼시픽도 2015년 종가 기준 300만원을 뚫고 거래량이 급감하자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나눠 거래량 활성화를 꾀한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고 목표주가인 250만원(이베스트투자증권·KTB투자증권·SK증권) 수준까지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어 액면분할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1주당 200만원도 삼성전자의 주주 가운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액면분할에 따른 일시적인 주가 상승은 인정하지만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가 올라갈 일은 없다는 원론적인 의견과 동시에 액면분할이 무조건 호재로 작용한다고 보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생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액면분할을 공시하고 줄곧 주가가 오르다가 정작 재상장 이후엔 하락하며 그간의 상승폭을 되돌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롯데제과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5월17일 롯데제과는 유동성 개선과 주가 지지를 위해 기존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주가가 무려 22.11%나 빠져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수가 많아지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잦은 주가 부침을 겪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대장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만만치 않은 주가관리비용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현재로서는 액면분할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미래전략실 해체 등 그룹 위기 상황에서 액면분할 같은 중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속내도 엿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연이은 악재로 지난해 11월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검토가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