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금리는 '옛말'…금리인하에 3%대 적금 소멸
저축은행 고금리는 '옛말'…금리인하에 3%대 적금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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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 직장인 A씨는 최근 저축은행의 정기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금융상품한눈에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가 장기간 1%대에 머물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혜택이 있는 저축은행의 적금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A씨는 저축은행들의 적금 상품 정보를 보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연 3~5%에 달한다던 상품은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연 3% 금리 혜택이 있는 상품의 경우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가입이 가능하는 등 접근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고객을 유인하던 저축은행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3%를 넘던 저축은행의 적금 상품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들이 판매하는 152개 적금 중 연 3%를 넘는 상품은 아주저축은행의 '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1년 만기, 연 3%)' 1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또한 영업점에서만 가입이 가능해 접근에 제한적이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낮추는 추세다. 실제 올해 초 연 3%대 적금 금리를 제공하던 웰컴저축은행과 한성저축은행, 오투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등이 연 2%대로 금리를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이달부터 기존 2.2%(1년 만기)였던 적금 금리를 2.1%로 인하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평균 적금 금리도 이날 기준 평균 연 2.6%를 기록해 지난 1월(2.66%)보다 0.06%p 낮아졌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금리인하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대출 옥죄기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저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수신잔액이 52조원까지 늘어난 저축은행으로서는 당분간 수신을 늘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렇게 늘어난 수신액조차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저축은행들도 1%대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에 맡겨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에까지 대출 옥죄기가 예상돼 앞으로 대출에 따른 수익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게다가 늘어난 수익액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1%대 금리를 받는 시중은행에 맡기고 있어 자체 수익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저축은행들로는 금리를 낮추면서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커 금리인하는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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