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신운용 이달 TDF 상품 출시…삼성운용과 차별점은?
한국투신운용 이달 TDF 상품 출시…삼성운용과 차별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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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형→DC형' 변하는 퇴직연금시장…"TDF, 대안 부상"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는 2월 말 한국형 생애주기펀드(Target Dated Fund·TDF) 시장에 뛰어든다. 국내 자산운용사로서는 작년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두 번째 시도다. 퇴직연금 시장이 선진화되면서 자본시장의 새 먹거리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TDF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은 이달 말 티 로 프라이스사와 TDF 펀드 7개 상품을 시장에 선보인다.

TDF는 개인별 은퇴시점에 맞춰 미리 정해진 자산배분프로그램(Glide Path·주식과 채권의 운용경로)에 따라 운용사에 의해 자동으로 운용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다. 보통 파트너십을 맺은 글로벌 운용사의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이므로 파트너사의 운용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한 소형사들의 접근이 제한된다.

실제 작년 4월 국내 운용사로서 최초로 한국형 TDF 상품을 선보인 삼성자산운용 역시 미국 캐피탈그룹과 손잡고 11개 재간접형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캐피탈그룹은 미국 TDF 시장에서 점유율 4위의 대형 운용사로 연금펀드에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한국운용은 지난해 10월 미국 TDF 시장에서 점유율 3위의 티 로 프라이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상품을 준비해왔다. 현재 티 로 프라이스가 운용 중인 TDF 자산은 145조원에 달하며 연간 운용수익률도 5~6%에 달한다.

한국운용은 지난 2014년에는 장기투자상품 전문 운용팀인 '투자솔루션 본부'를, 2015년에는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TDF 상품 준비에 들어갔다. 당초 퇴직연금 시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새 먹거리로 여겨진 만큼 삼성운용 외에도 다양한 자산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금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퇴직연금시장(126조원)과 연금저축시장(107조원)을 포함해 총 233조원으로 커졌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연금 재원을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한 후 근로자 퇴직 시 정해진 원금과 약속된 플러스 알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예금, 펀드 등에 넣고 운용하는 근로자 책임형 상품이다. IRP형은 퇴직한 근로자가 퇴직 때 받은 퇴직 급여를 운용하거나 재직 중인 근로자가 DB나 DC 이외 추가 비용을 통해 적립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한국운용 측은 전체 국내 연금시장의 89%가 은행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 만큼 TDF 시장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DB형에 가입한 회사들이 직접 추가 수익을 올리는 데 따른 부담으로 DC형으로 돌아서는 추세인 가운데, 회사 근로자들은 금융지식과 시간의 부족에 따른 운용 부담으로 자연스레 TDF 상품을 찾게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진환 한국운용 마케팅기획본부장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는 매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미래 연금수령 시기로 볼 때 원리금 보장 상품을 통한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오히려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갈수록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통한 수익 추구가 어려워지면서 연금시장에 '대안'을 찾는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선진화된 미국의 TDF 시장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현재 약 900조원에 달하는 만큼 국내 연금시장도 장기적으로는 TDF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삼성운용이 독식하고 있던 국내 TDF 시장도 한국운용의 등장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운용의 TDF 펀드 수탁고는 지난 15일 기준 690억원이다. 다만 삼성운용 관계자는 "경쟁 업체의 동향과는 상관없이 시황 변동에 기반해 기존 글라이드패스에 따라 펀드를 운용해나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운용은 삼성운용의 TDF 상품들과 구분되는 차별점으로 원화 자산의 편입을 들었다. 박진환 본부장은 "TDF는 국내 투자자들이 원화 기반으로 장기 투자하는 상품인데 달러로 투자를 하면 나중에 헷지(리스크 회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펀드 환매 시점에 환율 상황이 어떻게 돼 있을지 모르니 한국 자산에도 투자해 그 부분을 헷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운용은 이달 말 TDF 상품 출시 직후 펀드 판매사들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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