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에도 주식·채권시장 '무덤덤'···北 변수에 면역?
'김정남 피살'에도 주식·채권시장 '무덤덤'···北 변수에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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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각) 김정남의 피살 소식으로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으나 실제 증시나 채권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전반에 북한의 반복된 도발에 대해 면역성이 생겼다는 공통된 진단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사안의 중요성 자체도 이전 대비 비교적 작아 시장 참가자들이 충분한 리스크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 단단해진 코스피…北 리스크 불구 견조한 흐름

1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독살됐다. 정확한 사인이 파악된 것은 아니나 현재로선 김정은 위원장과의 권력다툼에서 희생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간헐적이나마 반응을 보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이날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변동성지수(V-KOSPI) 추이. (사진 = 키움증권 HTS 캡쳐)

실제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오후 2시12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29p(2.77%) 내린 10.18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에는 10.10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변동성지수는 코스피200지수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코스피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때문에 증시에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변동성지수가 치솟는 현상이 반복됐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트럼프 쇼크나 옐런 의장의 발언 등 거대 이슈가 많아서 북한의 도발 같은 작은 리스크에 따른 영향은 줄어든 것 같다"며 "또 코스피지수가 펀더멘털적으로 견고해지면서 리스크 앞에서 단단한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 채권시장, 美 금리인상 발언에 더 민감한 반응

채권시장 역시 북한발 리스크보다는 전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스탠스에 더 크게 반응하면서 하락(채권금리 상승)세를 보였다. 통상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 최종호가수익률. 단위:%. (자료 = 코피아본드)

이날 코피아본드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11시30분 기준 전날 대비 1.2bp(0.01%p) 상승한 1.665%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도 1.9bp 오른 1.860%을 기록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시장 전반이 북한 관련 리스크에 면역이 돼 있다고 보는 게 맞는 듯하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핵, 미사일 이슈 등이 있었는데 그때도 금융시장이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정남 피살사건은 정치, 외교적으로 분쟁이 될 소지도 낮고 타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경우도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서 민감한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채선물 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의 매매에 영향을 줄 만큼 환율시장에서의 큰 변화도 없었다는 관측이다. 수급적 측면에서의 변수가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날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25p(0.20%) 오른 1139.65원을 기록하고 있다. 환율은 전날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른 달러 강세(원화가치 하락)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옐런 의장은 상원 증언에서 고용 증가세와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기대대로 진행된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지연할 경우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이는 금융시장의 혼란과 경기둔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리는 미 금리 상승의 영향과 더불어 김정남 피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전날의 원화 강세가 되돌려질 경우 발생할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가 약세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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