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읽은 한동우式 승계 해법…조용병-위성호 '미래 신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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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안정성 회장-변화·선도 강점 행장
신한銀 '디지털·글로벌' 최우선 과제 인식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후계 인선의 큰 그림이 마무리됐다. 금융권 안팎에서 불거진 신한사태 관련 논란에도 위 사장이 차기 행장으로 낙점된 것은 변화에 직면한 은행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증된 인사를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

한 회장이 임기 내내 자회사 경영에서는 한발 물러선 채 전략 수립과 조정 역할에만 힘써온 것을 감안할 때, 회장직은 조직을 안정화할 조용병 행장을, 변화를 선도해야 할 은행장에는 위성호 사장을 낙점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인사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지주는 7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위성호 사장을 2년 임기의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위 사장이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사장 등을 두루 거치며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선도 성과 등으로 검증된 디지털과 글로벌 역량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위 사장은 지난달 차기 신한금융 회장 경선에서 조용병 행장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퇴한 바 있다. 이에 위 사장의 차기 행장 선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지주 측이 재일교포 사외이사와 은행 사외이사들에 위 사장의 선임을 미리 언질했다는 풍문도 흘러나왔다. 은행 안팎에서 신한사태 관련 논란이 재부각되면서 인선 가도에 변수가 될지 금융권의 주목을 받아왔다.

한동우 회장은 이날 자경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한사태가 일어난지 햇수로 7년째이고, 이 문제를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인식으로 조용병 신한은행장처럼 능력이 있고 중립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을 회장으로 내정했다"며 "자회사 사장은 철저히 능력 위주로 뽑아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카드를 맡는 동안 검증을 거친 위 사장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인사권과 계열사 조정, 전략 수립의 역할로 회장의 역할을 한정해온 한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한 회장은 "지주가 계열사의 100% 주주고 인사권을 갖고 있는 시스템이 확립된 만큼 회장-행장 관계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을 30년간 쭉 봐온 결과 신한이 구상할 수 있는 최강의 팀으로 구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대'와 '신망'이 반영된 인사인 만큼 위성호 내정자가 이끌 신한은행에 맡겨진 과제도 막중하다.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현대증권을 품에 안은 KB금융그룹이 리딩뱅크 지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만큼 경영적으로 엄중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맞물려 핀테크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국내 시장의 한계에 직면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끌어내야 한다. 한 회장도 은행이 직면한 환경에 대해 "저성장·저금리 상황에 디지털·글로벌 경쟁, KB도 바짝 따라오고 있어 경쟁에서 이겨야하는 대단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신한사태와 관련된 우려의 시각이 대내외에 잔존하고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포용하는 조직 운영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한 회장도 이날 "은행에서의 모든 절차가 끝나면 선배로서 위 사장에게 여러가지 걱정과 염려에서 비롯한 유의점을 당부하고자 한다"며 "앞으로의 경영에 그런 점들을 반영해서 다 종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사장은 오는 8일 은행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승인과 다음달 주주총회를 거쳐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다음달까지 완료돼야 하는 차기 신한카드 사장 후보로는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과 임영진 부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사장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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