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화장품株] 아모레퍼시픽, 내수부진에 사드·최순실 쇼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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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 실적 발표…전분기 比 13.5% 감소 예상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4분기 실적,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

내달 2일 실적발표를 앞둔 아모레퍼시픽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증시를 둘러싼 국내외 악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낮아진 눈높이에 차별화 전략 등으로 실적은 곧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됐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추정한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45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3분기의 1680억원 대비 13.5%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소폭 줄어든 1조3973억원으로 추정됐다.

우선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치약 관련 충당금과 중국 현지시장 진출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집행되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11종에서는 작년 '살인 가습기'에서 나온 유해성분과 동일한 성분이 검출됐다. 회사 측은 즉각 치약을 회수하면서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실적 악화의 근본적 원인은 '내수부진'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철을 맞아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최순실 국정개입' 논란으로 화장품 업종 전반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백화점 부문 매출은 한자릿수 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2월 94.2p로 작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0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과거 대비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데, 지수가 100 이하일 경우 전망이 비관적이란 얘기다.

특히 면세점 부문 매출은 지난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을 전망이다. 동부증권은 면세점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2.0% 줄어든 356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역시 11.1%로 지난 2014년 초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면세점 매출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성장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면서 "또 대외적 불확실성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 수요를 좀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할 이유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비공식적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한류스타들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고 한국행 전세기 운항을 불허하는 등 은밀하게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의 반한(反韓) 정책에 중국인 방한객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11월에는 중국인 방한객수가 51만6956명에 그쳐 10월보다 16만명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 중국인 방한객 증가율도 10월과 11월 각 4.7%, 1.8%로 2개월 연속 한자릿수 초반대에 머물러 우려를 낳았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과의 외교불화 문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업종의 멀티플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로 판단되는 이슈를 통해 전달하는 중국 측 의지는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증권사들이 추정한 아모레퍼시픽의 2016년 주가이익비율(PER)은 25.9~36.7배 수준이다. 지난 2014년(404.2배)과 2015년(49.5배)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주가이익비율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PER이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다만,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진단도 함께 나왔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내 포트폴리오 강화와 중국 내 신규 브랜드의 라인업으로 업종 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차별화를 반영할 것"이라며 "과도한 밸류에이션 조정과 견조한 펀더멘탈로 상승 모멘텀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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