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뷰] 中 '사드보복' 노골화에도 증시 충격 '미미', 왜?
[마켓리뷰] 中 '사드보복' 노골화에도 증시 충격 '미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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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先반영 면세점·배터리株 되레 상승…"보수적 접근 유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새해 벽두부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을 노골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외로 미미하다. 사드 리스크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그렇더라도 사드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기고글을 통해 올해 외교 방침의 핵심 중 하나로 '사드 반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7월 이후, 사드 관련 중국의 보복성 조치는 잊을 만하면 행해졌지만, 중국 정부가 '사드 반대' 입장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사드 리스크'에 중국향(向) 매출이 큰 관련주들이 일제히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주식시장에 큰 여파는 없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중국 관광객의 집중 러브콜을 받는 면세점 관련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날 전장 대비 17.18% 급등한 3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왕이 부장의 발언이 있기 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이후 13.35% 올랐다. 지난 2일 3.86% 하락했을 때와 정반대의 흐름이다.

같은 기간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를 수출하고 있는 삼성SDI는 2.75%, LG화학은 2.49% 상승했다. 중국공업화신식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를 채용한 전기모델 5개를 제외시켰다. 이에 두 기업의 주가는 각각 2.75%, 3.07% 내린 바 있다.

큰 폭의 하락세가 예상됐던 또다른 업종들도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다. 2일 민용항공총국이 한국 항공사가 제출한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99% 빠졌던 제주공항은 이후 예상과 달리 나흘 동안 0.99% 떨어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7월 사드리스크가 처음 촉발된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감지될 때마다 크게 비틀거렸던 국내 화장품 대장주격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달 29일에 비해 아모레퍼시픽은 3.57%, LG생활건강은 2.26% 내렸다. 사드 여파에 어김없이 크게 고꾸라졌던 지난해와는 판이하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사드 이슈가 처음 촉발했을 무렵부터 중국 관련주는 충격을 받아왔다"면서 "이들 주가는 이미 사드 리스크를 많이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사드 보복에 따른 영향도 비교적 적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중 갈등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 소비 관련주가 상승 기조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 연구원은 "중국이 공식 입장은 발표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들을 계속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연관된 종목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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