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 주요 그룹 총수들 불참 '반쪽' 행사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 주요 그룹 총수들 불참 '반쪽'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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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심재철 국회 부의장,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국회의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대한상의)

[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주요 그룹 총수들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가 되고 말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오후 코엑스에서 경제계, 정·관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형환 산업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각료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계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재철 국회 부의장,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김무성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 등이, 주한 외교사절로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앞서 우려됐던 대로 최순실 사태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초라한 행사로 전락됐다는 평이다.

신년인사회 대표 발언 및 건배사에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외에 추미애 대표, 정우택 원내대표, 심상정 상임대표 등 국회의원들만 했을 뿐, 이날 참석한 그룹 총수들은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날 박용만 회장은 올 한해 비장한 각오와 준비로 국가경제에 근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부진의 골이 생각보다 깊은 것 같아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밝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1년 전만 해도 3% 중후반으로 예상됐던 올해 성장률이 최근 2% 초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며 "선진국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중국 등 신흥국은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탈바꿈하면서 외부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제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크다고 우려했다. 전국 상공인들의 현장 체감경기가 20여년전 외환위기 수준으로 낮아졌고, 제조업 회원사 중에서도 역성장한 기업이 절반에 가깝게 조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비장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가 경제에 근본 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다시 이야기하는 성장의 틀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시장 경제의 기본원칙부터 다시금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는 경제 질서를 만드는 일이 날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우리 경제에 쌓여 온 일부 관행과 규제, 진입 장벽들은 오늘날 시장 경제의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도 말했다. 기업의 '자율과 책임'은 최대로 살리고 공정이라는 틀을 지키는 테두리(boundary) 내에서 규제와 조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기업들 스스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변해서, 다시 신뢰받고 사랑 받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근본적 개혁을 바라는 국가적 열망에 대한 의견도 개진했다. 박 회장은 "최근 국가 전반에 근본 개혁을 바라는 열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변화의 에너지가 커지면서 도처에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마찰이 있으면 온기가 돈다'는 말이 있듯이 갈등은 '변화의 기회'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최근 사태에 대해 경제단체장으로서 머리를 숙였다. 그는 "또다시 기업의 일부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그 판단의 결과에 상관없이 경제단체장으로서 국민들께 머리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송구스럽기 한이 없다"며 "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설 이유조차 없는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들은 경제주체로서의 활기찬 맥박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했다.

한편,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주요 기업인과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1962년 시작됐고, 매년 1월 첫째 주에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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