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에 계란값 폭등까지"…이슈로 점철된 2016년 식품업계
"김영란법에 계란값 폭등까지"…이슈로 점철된 2016년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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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올해 식품·유통업계에서는 1인가구 급성장으로 가정간편식(HMR) 확대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유통업계의 변화를 주도해왔으며, 지난 9월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에 돌입으로 고급 식당가와 화훼업, 한우 등이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여기에 연말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계란 대란(大亂)'이 일어나는 등 사회적 이슈로 가득했던 한 해였다.

◇ 1인 가구 급성장으로 소용량·소포장 트렌드 확산

올 한해 식품업계를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은 단연 1인 가구 증가이다. 1인 가구가 5년여 만에 100만 가까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인 가구는 500만 가구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30일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가구는 총 520만3000가구로 나타났다. 전체 1911만1000가구의 27.2%에 달하는 수치다. 2인 가구 비율은 26.1%로, 1~2인가구 비율이 전체의 53.3%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 사진 = 각 사

이처럼 1인가구 증가로 HMR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7700억원 규모에서 매년 약 17%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에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간편함을 앞세워 패키지 사이즈를 줄인 소용량 및 소포장 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기도 했다. 일례로 빙그레는 지난 1988년부터 이어져온 종이포장 아이스크림 '엑설런트'를 컵 형태의 '엑설런트 바닐라의 꿈'으로 패키지를 바꿔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등으로 내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2017년에도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환경적 변화에 따른 맞춤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에 없던 새로움, 색다른 경험들을 제공하며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김영란법 시행으로 고급식당가 화훼가 등 울상

지난 9월28일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으로 고급식당가와 화훼가 등 매출이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실제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청탁급지법으로 타격이 예상된 고급식당 등 식품접객업과 유통업, 농수축산화훼업 등 3개 업종의 사업체 40.5%가 법 시행 이후 실제 매출이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주류나 한우, 과일, 생선, 홍삼 등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예상하며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중저가의 가공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식품업계는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추석 및 설 명절 대목을 위해 5만원 미만인 중저가 선물세트를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는데 실제 CJ제일제당이 지난 3분기 추석 선물세트 10%대 성장으로 매출액이 10% 늘어나는 등 중저가의 식품업계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는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부담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선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이후 대전 지역 계란 가격 상승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2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29일, 대전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가 비어 있다. 이 마트에서 이날 준비한 계란 60판(30개 기준)이 1시간여 만에 모두 판매됐다. (사진 = 연합뉴스)

◇ AI로 계란사태 장기화로 식품·외식업계 '발동동'

연말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대란' 사태가 이어지며 식품업계가 울상을 짓고있다. 계란 가격이 날로 치솟을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구하기가 녹록지 않아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계란파동 현상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CJ제일제당은 '프레시안 로하스 새벽란', '알짜란' 등의 계란 판매가 사실상 중단했으며 SPC그룹은 계란 부족 영향으로 카스테라 등 파리바게뜨의 19개 제품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AI로 살처분된 가금류 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1450만 마리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커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는 계란 판매가를 평균 5% 안팎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또 식품 대기업마저 계란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어 영세업체들의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밥과 라면 등 계란 이용이 잦은 분식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공급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들은 계란값 인상으로 1월1일부로 최대 17% 이상 단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란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하고 있다. 이번 AI 사태가 수습되더라도 달걀 수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대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병아리가 알을 낳는 산란계로 성장하려면 적어도 7개월이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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